[조진범의 피플] 신평 변호사 "2년 후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할 것이다"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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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13 11:43  |  수정 2022-06-15 07:12  |  발행일 2022-06-15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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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 변호사가 경주 자택에서 정치 환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진범 논설위원

신평 변호사가 소셜미디어에 글을 적을 때마다 단연 화제다. 최근엔 '문재인 정부의 음울한 유산'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신 변호사는 문 전 대통령의 사저 앞 시위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의 무책임한 팬덤 정치 편승과 방치, 조장이 시원(始原)"이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신 변호사를 향해 '가장 악질'이라고 했다. 신 변호사는 '조국 사태'를 계기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결별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사퇴를 주장하는 글도 소셜미디어에 게재했고, 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의 옷값 문제도 비판했다.
교수, 판사, 시인, 농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신 변호사를 지난 11일 경주 자택에서 만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신 변호사를 '이사장'이라고 부른다. 윤석열 대통령 측근들은 '도사'로 칭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기까지의 정치적 과정에 대한 신 변호사의 예측이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신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정계 입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실패,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까지 모두 맞혔다. 신 변호사는 요즘 서울과 경주를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마련한 공정세상연구소 사무실에서 사람을 만나고, 경주에서 책을 읽으며 농사를 짓는다. 용산구청장직 인수위원장을 맡아 윤석열 정부의 '용산시대'를 뒷받침하기 위한 밑그림도 그리고 있다.

▶진중권 전 교수가 '가장 악질'이라고 이야기했을 때 무슨 생각이 들었나.
"진 교수의 글을 읽은 한 부장판사가 나한테 '이거는 현행법 위반이다. 고소를 해서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조언하더라. 내가 어떻게 그러겠냐고 말았다. 그런데 이골이 난 사람이라, 사실 나한테는 별 거 아니었다."
신 변호사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진 전 교수를 '점잖게' 비판했다. 신 변호사는 "그에게 유아기적 상태에 머무른 인격 운운하며 되갚음을 해주고 싶은 마음도 난다. 그러나 분노는 먼저 자신을 베는 칼날이다. 다만 한마디는 해주고 싶다. 그는 때때로 말을 너무 거칠게 한다. 그런 조야한 행동은 정신적 촌놈이자 정신적 쌍놈의 짓이다. 어이, 진 교수, 촌놈 티 그만 내시오."라고 적었다. '이골이 났다'라는 표현은 신 변호사의 파란만장한 경력을 대변한다. 그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의 내부비리를 고발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신 변호사는 경북대 로스쿨 교수 재직 시절 동료교수 명예훼손 논란과 관련, "법원, 검찰이 로스쿨하고 결탁해서 사건을 조작했다. 당시 기절해서 굴러떨어지기도 했다. '이렇게 구차스럽게 사는 것보다는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참혹했다"고 털어놨다.

▶문 전 대통령 사저 시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진 교수는 윤 대통령이 나서야 된다고 주장을 하는데, 윤 대통령이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문 전 대통령이 임기 동안 국민을 양쪽으로 나눈 것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여권에서도 화답하는 말이 나오지 않겠나. 그런 말이 오가면 쪼개진 나라가 수습이 될 것이다."
신 변호사는 문 전 대통령이 좀처럼 사과를 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통령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지하다 돌아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조국 사태를 계기로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접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한 자리를 못해 (내가) 삐졌다고 했다. 문 정부에서 감사원장이나 법무부 장관, 대법관 인선에 계속 포함됐다. 경북대 로스쿨 사건이 발목을 잡으면서 대법관이 되지 못했다. 문 정부에 대해 개인적으로 서운한 건 전혀 없다. 조 전 장관은 아끼는 후배다. 서울대 법대 학보 피데스(Fides·로마신화에 나오는 약속의 여신)의 편집부 후배이기도 하다. 조 전 장관이 (내 말을 듣고) 사퇴를 했으면 아마 지금 대통령은 조국일 것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절대 민주당 후보로 나서지 못했을 것이다. 문빠 세력들이 조국을 응원했는데, 이재명 지사가 어떻게 감당을 했겠나. 어쨌든 조국 사태로 문 정부의 실체를 사람들이 좀 정확하게 보게 됐고, 중도층에서 보수 쪽으로 확 기울었다."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게 배경은 무엇인가.
"부동산 정책처럼 법만 어떻게 고쳐서 강제를 하면 모든 게 해결될 것으로 여기는 좁은 소견으로는 나라를 운영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국민도 그런 점을 심판한 것 아니겠나. 처음에는 반윤 동맹 매체와 밀접하게 관계를 맺었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는 칼럼도 썼다. 그러다 운동권 세력으로는 이 나라의 장래가 없다는 판단으로 윤석열 지지를 결정했다.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는 나를 '지금까지 살면서 만난 최악의 인간'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나.
"정이 많고 소탈하다. 또 타인에 대한 배려가 아주 뛰어나다. 필체 분석이라는 게 있는데, 어떤 사람을 판단하는 데 정확한 자료를 제공한다. 필체 분석을 보면 윤 대통령 성품이 반듯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뛰어나고,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게 나타난다. 김건희 여사도 장점을 많이 가진 여성이다."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종종 만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얘기를 나눴나.
"윤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 헤어지면서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신에게 항상 운이 따를 것이니,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해나가라'고 했다. 선한 사람은 끝이 좋다는 생각에 그런 말을 한 것 같다."

▶윤석열 정부의 통합과 개혁 작업을 어떻게 전망하나.
"윤 대통령의 성품으로 봐서 통합 쪽은 잘 할 것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큰 어려움이 없이 자랐기 때문에 사회의 잘못된 점이나 모순에 대한 감수성이 좀 약한 것 같다. 과연 윤 대통령이 시대가 요구하는 정도의 인식 수준을 갖고 지난한 개혁 작업을 해나갈 수 있겠느냐는 대해선 조금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한달이 조금 지났다. 점수를 매긴다면.
"굳이 평가를 한다면 80점 정도이다.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해 나가는 것에 대해선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무엇보다 제일 잘한 것은 '청와대 탈출'이다. 부족한 20점은 인사다.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정부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참신한 인사에 대해선 다소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오는 2024년 총선은 어떻게 예측하나.
"사실 6·1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을 못했다. 4년전 민주당이 압승했던 것과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러나 2년 후 총선에선 여당이 압승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정부에서 일어난 부정부패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문 정권의 민낯이 드러날 것이다. 그 효과가 극대화되는 시점이 총선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민주당에서 정치보복 프레임을 들고 나올 수 있는데, 국가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행위들이 드러나면 국민이 수사의 정당성을 인정해 주리라고 본다."

▶민주당의 팬덤 정치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기본적으로 팬덤 정치, 그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세를 이루어서 할 수밖에 없다. 정치인에게 힘이 생기기 위해서는 팬덤이 있어야 한다. 다만, 팬덤이 폭력적인 성향으로 흐르는 것을 막아야 할 의무가 정치인에게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양념이라고 하면서 방치했다. 그 점에서 문 전 대통령은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할 수 없다."

▶민주당이 다시 수권정당으로 정비될 수 있을까.
"당연히 또 그렇게 돼야 한다. 일단 2024년 총선에서 586 세력과 강경세력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국민의 심판을 통해 민주당이 정화되지 않겠나. 민주당이 참패를 하고 정예화된다면, 참신성을 인정받으면서 국민으로부터 다시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윤석열 시대를 맞아 대구와 경북은 어떻게 변해야 하나.
"시대의 변화를 좀 수용을 하는 그런 곳이 되어야 한다.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지금은 닫힌 사회라는 느낌을 받는다. 또 대구경북의 관공서는 주민들에게 군림하는 이미지를 준다. 주민들이 자기 집처럼 편안하게 찾아오는 곳으로 만들기를 바란다. 진정으로 주민들을 위하는 봉사하는 공직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논설위원>

■신평 변호사는 누구


1956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와 대학원을 나왔다. 영남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법연수원 13기로 인천지법, 서울지법, 대구지법 판사를 지냈다. 판사 재직 당시 법원의 돈거래를 폭로해 법관 재임용 탈락의 쓴맛을 봤다. 대구가톨릭대 교수를 거쳐 경북대 로스쿨 교수를 지냈다. 경북대 로스쿨 교수 시절 입학 청탁 의혹을 고발해 논란을 일으켰다. 사법개혁국민연대 상임대표, 엠네스티 법률가위원회 위원장, 한국헌법학회장, 한국교육법학회장을 역임했다. 신 변호사는 파란만장한 경력에 대해 "그냥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판사를 했으면 순탄하게 잘했을 것이다. 말 없이 판사를 하고 나왔으면 당시로선 전관예우도 받았지 않았겠냐"고 웃었다.


현재 사단법인 공정세상연구소 이사장과 서울 용산구청장직 인수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인이자, 국가기관에 농업인으로 등록된 농부이기도 하다.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며 중앙선대위공익제보위원장을 맡았고, 20대 대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다. 지난 대선 당시 야권 후보 단일화의 숨은 주역이다. '법원을 법정에 세우다' '로스쿨을 위한 로스쿨' '기득권을 넘은 공정 세상' 등의 책을 출간했다. 시집으로는 '산방에서' '들판에 누워'가 있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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