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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원기자〈경북본사〉 |
정치권에서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있다. 바로 '정치는 생물'이라는 것이다. 언제든 실수할 수도, 말을 바꿀 수도, 입장을 바꿀 수도 있다는 뜻일 듯하다.
정치는 대통령과 국회의원만 하는 것이 아니다. 광역의원, 기초의원 심지어 아파트 단지 부녀회장도 그들 나름대로의 정치를 한다.
이런 가운데 6·1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의힘이 석권하게 된 제12대 경북도의회의 의장단 구성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써 시작됐다. 일당 독주 체제의 도의회가 현실화하면서 의장단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막중해진 가운데 원 구성을 향한 다선 의원들의 눈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내달 4일 출범하는 12대 도의회는 전체 61석 가운데 국민의힘이 56석을 차지, 사실상 일당 체제로 개편됐다. 야당은 더불어민주당 2석과 무소속 3석 등 5석에 불과해 도의회 내부에서 정당 간 연합이 이뤄진다 해도 도의회 교섭단체 구성 요건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같은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들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게 되면서 도의회 본연의 역할인 집행부 견제와 감시 기능은 상당 부분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 나오고 있다. 비판적 기능은 사라지고 같은 당 소속 도지사의 후원 기능만 남게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그래서 올해 지방의회가 독립된 만큼 도지사 등 집행부와 어느 정도 긴장 관계를 가져갈 적임자를 뽑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의장 자리를 놓고 국힘 소속 5명이 후보군에 올랐지만 최근 이들 간 논의를 통해 전반기엔 5선의 박성만 당선인, 4선의 김희수·배한철 도의원 간의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나머지 4선의 도기욱·한창화 의원은 양보를 통해 자연스럽게 후반기를 기약할 전망이다.
부의장 선거도 만만치 않다. 3선의 국민의힘 박용선·배진석·최병준·박영서 의원, 무소속 남진복 당선인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배진석 의원은 최병준 의원과 지역구가 같은 경주라 후반기를 선택했다.
전반기 의장단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신 후보들이 후반기에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일당 독주 체제하의 도의회가 의장단 싸움에만 골몰해 본연의 기능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지금도 도의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다.
장석원기자〈경북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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