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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가 지난 27일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 코트에서 열린 2022 윔블던 남자 단식 1라운드 노바크 조코비치와의 맞대결에서 공을 받아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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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오른쪽)와 노바크 조코비치가 27일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 코트에서 열린 2022 윔블던 남자 단식 1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둘의 맞대결은 조코비치의 3-1 승리로 끝났다. 연합뉴스 |
'언더독'의 역습은 날카로웠지만, 챔피언의 벽은 높고 단단했다.
권순우(81위·당진시청)는 지난 27일(한국시각)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 코트에서 열린 2022 윔블던(총상금 4천35만 파운드·한화 약 642억 원) 남자 단식 1라운드에서 '디펜딩 챔피언' 노바크 조코비치(3위·세르비아)에게 1-3(3-6 6-3 3-6 4-6)으로 졌다.
권순우는 올해 호주오픈에서 2라운드에 진출했고, 프랑스오픈에서 1라운드 탈락했다. 호주오픈 2라운드에선 당시 세계 14위의 데니스 샤포발로프(캐나다)에 2-3 역전패하며 아쉬움을 삼켰고, 프랑스오픈에선 1라운드부터 7위 안드레이 루블료프(러시아)를 만나 1-3 분패했다.
지난해 윔블던에서 2라운드까지 올랐던 권순우는 2년 연속 2라운드 진출을 노렸으나, 이번에도 대진운이 도와주지 않았다.
조코비치는 윔블던의 제왕이다. 2011년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2014·2015년 2연패를 차지했고, 2018·2019·2021년 3연패(2020년 대회 코로나 19로 취소)까지 챙겼다. 이날 권순우를 만나기 전까지 윔블던에서만 통산 79승을 쌓았고, 21연승을 달리던 중이다.
권순우는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오히려 1세트 조코비치를 상대로 먼저 브레이크를 챙기면서 앞서 나갔다.
비록 조코비치가 마지막 세 게임을 연속해서 가져가면서 1세트를 따냈지만, 권순우는 2번째 세트 더 힘을 냈다. 권순우는 조코비치의 2번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3-1로 앞섰고,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 때 짜릿한 역전 서브 에이스로 게임 포인트를 지켜내 4-1까지 점수를 벌렸다.
게임 스코어 5-3으로 앞선 채 맞은 자신의 서브 게임까지 안정적으로 챙긴 권순우는 세트 포인트 1-1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언더독의 반란은 더 이어지지 못했다. 권순우는 코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예리한 샷을 날리며 조코비치를 괴롭혔지만, 점차 경기 감각을 회복한 조코비치는 여유로움을 되찾았다. 조코비치는 3세트와 4세트를 무난하게 따내면서 권순우를 잠재웠다.
2시간 27분 동안 조코비치를 괴롭힌 권순우는 관중들의 기립 박수를 끌어냈고, 조코비치로부터 "(권순우가) 양쪽 측면을 잘 노리는 까다로운 경기를 펼쳐서 전략적으로 포인트를 따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높은 수준의 테니스를 선보인 권순우는 박수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극찬을 받아냈다.
조코비치는 카밀 마이크르자크(91위·폴란드)-코키나키스(79위·코키나키스) 경기 승자와 3회전 진출을 다툰다. 이번 대회를 우승하면 윔블던 통산 7번째 우승과 대회 4연패, 21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달성한다. 조코비치는 지난해엔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윔블던 우승을 휩쓸었으나, 올해는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타이틀을 라파엘 나달(4위·스페인)에게 내줬다.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 기록도 나달이 22회로 앞서고 있다.
단식에서 탈락한 권순우는 알랴즈 베데네(슬로베니아)와 조를 이뤄 남자 복식 도전을 이어간다. 1회전 상대는 서나시 코키나키스-닉 키리오스 호주 듀오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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