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따르며 FA 대박 터뜨린 삼성 백정현…올해 '16피홈런 8연패'는 그저 불운일까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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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29   |  발행일 2022-06-30 제19면   |  수정 2022-06-29 15:54
운 따르며 FA 대박 터뜨린 삼성 백정현…올해 16피홈런 8연패는 그저 불운일까
삼성 라이온즈 백정현. <삼성 라이온즈 제공>
운 따르며 FA 대박 터뜨린 삼성 백정현…올해 16피홈런 8연패는 그저 불운일까
삼성 라이온즈 백정현이 지난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백정현(35)이 시즌 8연패 수렁에 빠졌다. 지난 시즌까지 더하면 정규리그 9연패, 포스트시즌까지 포함하면 10연패 중이다.

백정현은 지난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리그 kt 위즈와의 맞대결에서 3이닝 5피안타 2피홈런 4볼넷 3실점(3자책점)을 기록했다. 팀이 상대에 끌려가며 4-14로 대패해 백정현은 패전을 떠안았다.

이로써 백정현은 올해 12경기 등판에서 승리 하나 없이 8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 시즌 NC 다이노스(2021년 10월 29일·1-3 패)에서 7⅓이닝 3실점(3자책점)으로 호투하고도 팀 타선이 도와주지 않아 패전 투수가 됐고,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1⅓이닝 5피안타 4실점(4자책점)으로 패를 남긴 것까지 합하면 10연패다.

백정현이 이번 시즌 극도로 부진한 건 팀 타선의 책임도 일부 있다. 백정현이 5~6이닝을 2~3실점으로 막아낸 4경기에서조차 3패를 기록했으니 득점 지원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한국 무대 데뷔승을 챙긴 이후 '7전 8기' 끝에 2승을 추가한 앨버트 수아레즈만큼 불운했다.

백정현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FA 시즌 각성한 백정현은 커리어 최다승(14승)과 최다 이닝(157⅔이닝) 소화를 달성하면서 38억 원의 대형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그는 FA 계약을 앞두고 진행한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잘했는지) 별로 느끼지 못했다. 시즌 중 몇 차례 상도 받고 하면서 '잘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의 활약상이 요행(플루크)이란 평가에 대해 "오히려 마음에 든다. 드디어 내게 운이 따라준다는 의미로 생각했다. 실력을 갖추고 있을 때 운도 필요하다는 걸 비로소 알게 된 한 해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올해 백정현은 과연 운과 성적을 연결할 수 있는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지 의문이다.

백정현은 이번 kt전 2피홈런까지 합해 올해 16개 홈런을 내주며 9이닝당 2.23개 홈런을 맞고 있다. 개인 커리어 최다인 18피홈런이 코앞이다. 피장타율은 0.553으로 이미 커리어 최고다. 부상으로 59이닝 4승 4패를 남겼던 2020시즌 9이닝당 피홈런(1.98개)과 피장타율(0.532)을 넘어섰다.

한 경기에 2번 이상 홈런을 맞은 경기가 12차례 등판 중 5차례이고, 최근 7경기 연속 피홈런을 남겼다. 배트에 걸리면 홈런뿐 아니라 2루타와 3루타로 연결돼 상대 타자들을 모두 거포로 만들어준다고 표현해도 될 수준이다.

그뿐 아니라 삼진이 없고, 볼넷은 많다. 올해 백정현의 9이닝당 삼진은 4.48개로 커리어 최저다. 반대로 볼넷은 9이닝당 3.22개를 내주고 있는데, 통산 최고치는 아니지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그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칼날 같은 제구와 완급 조절도 도통 먹혀들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장타 억제에 따로 답이 있을까. 우려하던 '에이징 커브'가 찾아온 걸까. 공교롭게도 절친한 팀 동료 김헌곤(34)이 올해 43타석 연속 침묵하면서 '팀 역대 최다 타석 연속 무안타'의 불명예를 짊어졌다. 다행히 44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치며 조금씩 타격감을 찾아가는 중이다. 백정현도 그저 '마수걸이 승리'를 얻지 못해 헤매는 것인지, 스스로 실력을 입증해야 할 때가 됐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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