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주택담보 대출 금리 낮추고, 정기 예·적금 금리는 올리고...시중은행 '이자 장사' 비판 벗어날까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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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04   |  발행일 2022-07-04 제18면   |  수정 2022-07-04 07:36
5월 예대마진 2.37%p로 상승
상반기 예상 순익 무려 9조원
"지나친 이익 추구" 경고장에
서민금융상품 금리인하 방침
年 3%대 금리 적금도 앞다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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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여파로 은행권 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예금·대출 금리 격차가 7년7개월여 만에 최대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예대금리 격차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순익으로 이어질 전망이라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5월 예금은행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14%로 한 달 새 0.09%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2014년 1월(4.15%) 이후 8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90%로 변함이 없었지만, 일반 신용대출 금리가 한 달 새 5.62%에서 5.78%로 0.16%포인트 올라 8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서다.

예금은행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 평균도 연 1.87%에서 2.02%로 0.15%포인트 상승해 2018년 12월(2.05%) 이후 3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잔액 기준 총수신 금리(1.08%)와 총대출 금리(3.45%) 격차인 예대마진(2.37%포인트)은 2014년 10월(2.39%포인트) 이후 7년7개월 만에 격차를 나타냈다.

4대 금융지주는 이자 수익 등으로 올해 상반기에 사상 최대 순익을 거둘 전망이다. 지역 금융권 등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약 4조4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확정된 1분기 순익(4조5천951억원)에 2분기 전망치를 더하면 상반기 순익은 약 9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예대금리가 큰 격차를 보이는 가운데 '이자 장사' 경고가 쏟아지면서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례적으로 대출 금리를 낮추고 정기 예·적금 상품 금리는 특판 등을 통해 올리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0일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금리 운영의 합리성과 투명성을 지속해서 높여 나가야 한다"면서 "금리는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고 있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지역 금융권 등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신규 취급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각각 최대 0.35%포인트, 0.30%포인트 낮출 전망이다. 이와 함께 대표적 서민 지원 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 대출 신규 금리도 연 0.5%포인트 인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NH농협은행은 지난 1일부터 우대금리 확대 등으로 주택 관련 대출 금리를 0.1∼0.2%포인트 낮췄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24일부터 은행채 5년물 기준 고정금리 대출에 적용하던 1.3%포인트 우대금리(은행 자체 신용등급 7등급 이내)를 모든 등급(8∼10등급 추가)에 주기로 했다.

예·적금 금리는 계속 올리는 추세다. 신한은행은 지난 1일 창업 40주년을 맞아 '신한 40주년 페스타 적금'과 '신한 S드림 정기예금'을 내놨다. NH농협도 오는 11일 우대금리 0.4%포인트를 포함해 연 3%대 금리 정기예금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달 22일 우리은행은 최고 연 3.20% 금리인 '2022 우리 특판 정기예금'을 2조원 한도로 내놔 불과 6일 만에 소진된 바 있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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