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비라도 오면 좋겠네"…위기의 삼성, 상위권과 홈 6연전 어쩌나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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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04   |  발행일 2022-07-05 제2면   |  수정 2022-07-05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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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선수단이 지난 1일 창원NC파크에서 펼쳐질 예정이던 NC 다이노스전이 운동장 상태 불량을 이유로 취소된 이후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천연 돔구장'이란 별명을 가진 '라팍(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기우제라도 지내야 할 판이다. 우천 취소를 통해서라도 한 박자 쉬어가며 팀 분위기를 다독여야 할 만큼 침울한 상황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주 처참한 성적표를 남겼다. 5경기에서 4패를 당했는데, 4경기 모두 10실점 이상 내줬다. 선발투수진, 불펜투수진 나눌 것 없이 상대 타선에 정신없이 폭격당하면서 4경기에서 55점, 경기당 평균 13실점이 넘는다. 지난 2일엔 2018년 3월 이후 4년 3개월여 만에 17실점을 기록했다.

가장 큰 문제는 볼넷. 지난주 kt를 상대로 남긴 2번의 패전에서 삼성은 각각 9볼넷과 6볼넷을 헌납했다. 이어 NC와의 2경기에선 각각 12볼넷과 10볼넷을 내줬다. 4경기에서 무려 37볼넷을 내준 셈이다. 상대 팀 타자들은 제구가 되지 않는 공을 지켜보다가 입맛에 맞는 공만 때려내면 되니 점수를 쉽게 냈다.

완전히 주저앉은 마운드에 가렸지만, 야수들이 노출한 문제도 만만찮다. 안타는 때려내는데, 적시타는 만들지 못하고, 결정적인 순간 수비 실책으로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지난주 삼성은 패배한 4경기에서 병살타를 7개나 남기면서 안타 33개를 치고 볼넷 15개를 얻고도 13점을 얻은 게 고작이었다.

그런데 다음 맞상대가 3위 LG 트윈스와 1위 SSG 랜더스다.

삼성은 이번 시즌 LG를 한 차례(4월 26~28일) 홈으로 불러들여 1승 2패를 기록했고, 이후 잠실 원정 두 차례(5월 27~29일·6월 14~17일)에서도 각각 루징 시리즈(1승 2패)를 남기면서 3승 6패, 열세에 놓여 있다.

시즌 네 번째 LG와의 시리즈 첫 경기 상대 선발투수는 케이시 켈리다. 켈리는 올해 리그에서 가장 먼저 10승 고지에 올랐고, 평균자책점도 2.52로 좋다. 이닝당 삼진 개수는 1개에 육박하고, 볼넷과 피홈런은 올해 20개, 4개만 허용하고 있다. 켈리뿐 아니라 그 뒤로 플럿코와 이민호 등이 대기하는 중이다.

삼성 선발 마운드는 백정현부터 시작한다. 백정현은 올 시즌 아직 승리 없이 8패만 기록했고, 피홈런이 16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아 우려를 남긴다. 데이비드 뷰캐넌과 원태인이 순서를 이을 것으로 보이는데, 뷰캐넌은 직전 경기 크게 부진했고, 원태인은 시즌 내내 기복이 심해 불안정하다.

SSG와의 홈 성적은 그나마 희망적이다. 삼성은 SSG와의 첫 시리즈(4월 15~18일)를 인천 원정으로 떠나 스윕패 했으나, 홈에서 두 번째(5월 10~12일)로 만나서는 2승 1패를 챙겼다. 당시엔 삼성 마운드가 제 역할을 해내면서 1점 차의 빠듯한 승리를 이끌었지만, 이번 맞대결에선 기대하기 어려운 조건이라 삼성이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현재 삼성 사정을 고려했을 때 선수단, 벤치, 팬 모두 어쩌면 우천 취소를 바라고 있을지 모른다. 삼성은 이번 홈 6연전을 매듭짓고 나면 시즌 전반기 종료(7월 14일)까지 kt 위즈(4위) 원정 3연전만 남겨둔다. 조금만 더 버티면 '올스타 브레이크'가 시작하고, 부상 선수 복귀와 선수단 휴식을 가질 수 있다. 전반기 남은 9경기 강팀과의 일정만 남은 삼성이 어떤 자구책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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