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농촌공간정비사업을 두고 지자체가 딜레마에 빠졌다. 농촌의 난개발 정비는 시급하지만, 투입 가능한 예산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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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역 농촌의 방치된 건물. 영남일보 DB |
공모에 선정된 지자체는 전체 사업비의 50%를 국비로 지원받고 도비(15%), 군비(35%)를 보태 5년 동안 해당 사업을 시행한다. 문제는 관련 예산의 쓰임새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예산 사용 지침서에 따르면 토지수용과 지장물 철거 비용이 예산의 50%(토지매입비 30%, 지장물 철거비 20%)를 넘지 못한다.
경북 고령군은 지방 하천인 회천변 양돈장 12곳을 이전(6곳) 및 정비(6곳)해 유휴부지에 수변경관과 친환경 쉼터를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제안서를 제출해 정비사업 지자체로 선정돼 국비 125억원을 확보했다. 고령군은 여기다 도·군비를 더해 총 250억원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침대로라면 고령군은 30%인 75억원 정도의 예산을 들여 이전 대상 축사 부지를 몽땅 매입해야 한다. 주민과의 보상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해당 주민들은 각 농가당 10억원 안팎의 토지 보상비로는 이전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양돈농가에 따르면 3천두 정도의 돼지를 사육하는 축사가 이전할 경우 부지 매입과 축사 건립, 각종 시설물 설치에 대략 50억~60억원 정도가 소요된다는 것. 게다가 고령군의 경우 도로와 하천 인근에 축사 건립을 제한하는 '가축사육제한에 관한 조례'와 '환경 오염총량제 조례' 까지 있어 이전 대상 양돈업자들이 현실적으로 마땅한 부지를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해당 지자체 입장에서도 주민들이 토지수용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엔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양돈농가 관계자들은 "정부의 기획의도에는 동의하지만 그 정도의 예산으로는 토지수용조차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경북도·고령군 관계자는 "토지 보상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협화음을 잠재우기 위해 사업 공모 신청을 하기 전에 각 시·군 관계자가 공간정비 사업 대상자와 보상·토지수용과 관련해 사전 협의를 한다"며 "시설 노후화에 따른 악취 발생, 환경 오염 문제 등이 심각한 지역은 이전이나 시설 현대화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공간 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수적 애로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운영의 묘를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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