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 '묵시적 징계 수용'으로 입장 정리했나?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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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17   |  발행일 2022-07-18 제4면   |  수정 2022-07-18 08:38
불복 예상 깨고, 열흘째 잠행...2030 호남 민심 공들이기
이준석 대표, 묵시적 징계 수용으로 입장 정리했나?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소명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일 국회 대회의실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당 초 예상했던 '불복 선언' 없이 '묵시적 징계 수용'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당 윤리위의 징계 결정 후 곧바로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란 예상과 달리 열흘째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17일까지 당 윤리위 재심 청구나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치권은 윤핵관이 이 대표를 더이상 자극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징계를 '수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징계 발표 직후 이 대표에게 호의적인 당내 중진들도 "(징계)불복 선언은 내부총질로 보여질 수 있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대표의 일부 측근은 "깔끔하게 당 대표를 사퇴한 후 상황을 지켜보자"는 조언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런 조언들을 의식한 듯 대부분의 언론 인터뷰, SNS 설전 등 그간 주특기로 이용했던 장외 여론전을 사실상 멈춘 상태다. 대신 국민의힘 최대 약점이라 할 수 있는 2030 세대와 호남에 대한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내 청년 정치의 상징인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당 대표로서 공을 들여왔던 서진(西進)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도 풀이된다.

또 여론의 중심에서 벗어나 조용히 당내 우군을 늘리는 전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대표가 지난 11일 SNS에 온라인 입당 링크와 함께 "당원 가입하기 좋은 월요일"이란 메시지를 올린 뒤 하루 만에 4천700명이 입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무등산 등정에 대한 호남 민심의 우호적 반응도 적지 않다.

이 대표는 다가올 경찰 조사 결과가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이를 확실한 반전 카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 대표가 경찰 조사의 벽을 넘고 무혐의를 입증한다면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해 재신임을 통한 명예 회복을 시도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선 이 대표가 차기 당 대표 적합도 1위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 대표 측근들은 "당 윤리위가 경찰 수사 결과를 예측해 징계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 대표는 경찰 수사를 통해 확실한 명예회복을 할 것이며 이를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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