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보스턴 시장과 경찰국장

  •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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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25   |  발행일 2022-07-25 제25면   |  수정 2022-07-25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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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미국의 보스턴 시장과 경찰국장이 화제에 오른다. 작년 11월에 취임한 시장은 37세의 대만계 젊은 여성 미셸 우다. 그녀는 이민 2세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 그러나 하버드 학부와 법학대학원을 나와 변호사에다 법학박사가 되었다. 지난번 민주당 대통령 후보경선에서 인기를 모았던 엘리자베스 워런 교수는 법학대학원에서 배운 은사이다. 시장선거에서는 64% 득표하여 넉넉하게 당선되었다.

우 시장은 지난달 시 경찰국장을 선임하면서 최종 4인 가운데 마이클 콕스라는 흑인을 낙점했다. 콕스 국장은 경찰초년시절이던 1995년 한 살인혐의자를 맨 앞에서 쫓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뒤에서 머리통을 세게 가격하여 그 자리에 쓰러졌다. 뒤따라오던 경찰들이 몰려와서 머리와 배를 무자비하게 차고 짓밟았다. 사복을 입고 있었고 흑인이었기 때문에 동료들이 범인으로 오인했던 것이다. 더 억울한 것은 동료들이 그를 그냥 두고 가버렸고 그의 아내에게는 얼음판에 미끄러져 있다고 한 것이다. 치료를 6개월이나 받았지만 사과 한마디 없었다. 그가 경찰들의 이런 고질적인 고압적 태도에 분기하여 동료들을 고소하였고, 결국 옷 벗게 만든 것은 4년간 외로운 투쟁을 한 결과였다. 그는 따돌림을 당했고 차바퀴는 칼에 찢겼다. '흑인 주제에 감히 경찰의 불문율을 어기다니!' 경찰은 불미스러운 사건은 침묵을 지켜야 하며 어떤 조사도 피해야 했는데 말이다. 그는 경찰생활 30년에 동료경찰의 이 같은 폭행을 네 번이나 당했다. 물론 흑인이기에 더 미운털이 박혔으리라. 우 시장은 그가 경찰의 난폭성과 그들만의 고약한 비리를 잘 알아 그것을 타파할 적임자라고 보았던 것이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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