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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이 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 등이 모인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 주최로 열린 대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에 맞서 13일 기자 회견을 예고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이 대표는 법적 대응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SNS에 "명예로운 결말" 대신 "후회 없는 결말"을 선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대위 출범이 정치적으론 가능하지만,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집권 여당의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게 부여한 권한을 그 하위기관인 전국위나 의원총회에서 박탈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 절차적 측면에서도 최고위원들이 비상상황을 만들어내기 위해 사퇴한 후 복귀해 의결에 참여한 것도 하자로 지적된다.
문제는 이 대표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으로부터 기각될 경우 정치적 치명타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법원이 정당 내부 문제에 개입을 꺼리는 경향이 있고, 국민의힘도 법적 대응에 대비해 의사결정 절차를 차근차근 밟고 있다. 이 대표를 아끼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정미경 최고위원 등도 이 대표의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기자회견 전 비대위원장과 정치적 단판을 통해 화해에 나설 수도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대표가 13일 기자회견을 계획한 것도 이 같은 추측에 힘을 싣고 있다.
정치적 사안에 즉각적으로 반응해온 이 대표가 비대위 출범 나흘이 지난 후에야 기자회견을 연다는 것은 비대위와 소통할 시간을 마지막 카드로 남겨 뒀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자회견 당일은 토요일이라 가처분 신청의 법원 접수도 불가능하다. 정치권은 이 대표가 전국위원회 결론을 보고 일정 시간 여론 동향을 살핀 후 기자회견을 준비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이 비대위원장과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도 비대위원장이 만남을 요청할 경우 이를 거절할 마땅한 명분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이 대표는 '국바세(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가 8일 가진 긴급토론회에 나타나지도 않았을 뿐아니라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파괴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이는 당을 최악의 상황으로 끌고 가지 않으려는 이 대표의 의도로도 분석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자회견 전)비대위원장과 직간접적 논의를 통해 화해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이 대표가 기자회견을 취소하거나 비대위원장과 함께 당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형식으로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당에서도 비대위원장의 첫 번째 행보를 이 대표와의 만남으로 꼽을 정도로 당 혼란 최소화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유력한 주호영 의원도 8일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의 혼란을 막는 것이 최우선이고, 비대위원장이 된다면 기자회견 전 이 대표와 만나는 것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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