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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이 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 등이 모인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 주최로 열린 대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
이준석 당 대표에 이어 이 대표 지지 모임인 국바세(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가 잇달아 법원에 효력정지가처분을 제기하면서 집권 여당 당권을 둘러싼 사상 초유의 법적공방이 확전되는 양상이다. 이 대표 측의 이 같은 행보에 두고 당 안팎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국바세는 11일 오후 전자소송을 통해 서울남부지법에 접수했다.
국바세 대표인 신인규 전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SNS를 통해 "국민의힘 책임당원 1천558명을 대리해 당의 잘못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에 대해 헌법과 법률에 의해 독립된 사법부의 판단을 받아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헌법 가치는 윤석열 정부의 핵심 중의 핵심이다. 가처분 신청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정당의 자율권으로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비상식적 행동이 마구 나오고 있다.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소송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바세는 전날(10일) 이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심문기일이 오는 17일로 잡히자, 이 전 대표의 해임을 무효화하고 비대위 출범을 저지하기 위한 자신들의 활동을 '정당개혁'이라는 프레임으로 치환하며 전방위적 여론전에 나선 모습이다. 17일은 공교롭게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당 법률지원단을 통해 공식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주 위원장이 직접 나서 이 대표가 가처분 신청을 철회하도록 물밑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 위원장과 이 대표와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적지 않다. 당내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김재섭 전 비대위원은 BBS 라디오에서 "(둘의 만남) 자체가 정치적으로 의미가 있으려면 가처분 신청도 거두고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게 (이 대표가) 요즘 내뱉는 말을 통해서 느껴지는바"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여론조사기관의 차기 당 대표 지지도 조사에서 이 대표가 상위권에 포진하면서 가처분 신청까지 포기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크지 않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여기에 주 위원장은 늦어도 다음 주 초까지 비대위원·당직 인선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물리적 시간도 촉박한 상황이다. 외견상으로 주 위원장은 취임 이후 연이틀 비대위원·당직 인선 준비와 함께 수해 관련 회의 및 지원 활동 등에 일정을 집중하고 있다. 전 날까지 "(이 대표를) 다각도로 접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만남을 위한 물밑 조율이 여의치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 측 분위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날 오후 이 대표는 주 위원장과의 만남 가능성에 관한 언론 질의에 "저는 지금 지방 체류 중입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주 위원장을 만날 의향이 없다는 뜻을 에둘러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현재 강원도 일대에 머물고 있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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