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우의 웹3.0과 밈코인] <2> 웹3.0과 디지털자산의 기술경쟁에서 이대로 밀려나는가?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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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12 13:22  |  수정 2023-02-06 15:38  |  발행일 2022-09-09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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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우의 웹3.0과 밈코인] <2> 웹3.0과 디지털자산의 기술경쟁에서 이대로 밀려나는가?

암호화폐와 가상자산 활성화 방안이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에 포함됐다. 디지털 변환기의 금융시스템 혁신과 메타버스 활성화를 위한 것이다.

새 정부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등을 제정해서 국내에서도 코인을 합법적으로 발행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이제 우리나라도 대체불가토큰(NFT) 등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자산을 개발하고 거래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갖게 될 것이다. 디지털자산은 웹3.0 생산과 소비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 주는 사회적 간접자본이다.

코인발행(ICO)이 금지된 우리와 다르게, 스위스와 싱가폴과 미국 등은 2015년경부터 ICO 발행을 허용했다. 따라서 일찍부터 디지털자산 친화적 분위기를 조성해 왔다. 그 덕택에 해당 국가들은 디지털자산의 근본이 되는 이른바 레이어1(Layer1) 기술의 탄생지가 되어 왔다. 그리고 이제는 레이어1을 넘어서 레이어0, 레이어2, 레이어3 등으로 세분화되는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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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엄닷컴(medium.com) 유명 작가인 니키 몬타나(Nicky Montana)는 다양화되는 레이어 블록기술을 계층별로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개별 레이어의 특징과 사례에 대해 여기서 간략히 정리해 보자.

레이어1에 속하는 디지털자산은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지니고 있다. 디지털자산 거래의 시작, 처리, 완결을 위한 고유의 네트워크가 있다. 대표적으로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이다. 그리고 솔라나(SOLANA), 리플(XRP), 카르다노(CARDANO), 바이낸스(BSC), 트론(TRX), 니어프로토콜(NEAR), 플로우(FLOW) 등이다.

레이어1은 작업증명(PoW)이나 위임증명(PoS) 방식으로 다수 혹은 권위자 검증으로 합의를 얻은 방식이다. 레이어1은 블록 생성 시간이나 분쟁 해결 등에 대한 기술적 세부 사항에 따라 디지털자산의 발행이나 운영방식이 차이가 난다. 레이어1은 분산성, 보안성, 확장성이라는 블록체인의 3가지 난제를 한 번에 해결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레이어0는 레이어1이 원활하게 실행될 수 있도록 네트워크와 하드웨어 등을 호환해 연결하는 것이 목적이다. 레이어0는 서로 다른 레이어1 코인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플랫폼이다. 코스모스(COSMOS), 폴카닷(Polkadot), 아발란체(AVALANCHE), 비트토렌트체인(BTTC)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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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어1의 통신규약 즉 프로토콜이 차이가 나더라도, 애초에 생산된 디지털자산의 데이터가 경계를 넘어 유통되도록 한다. 여러 체인에 걸쳐 디지털자산에 대한 합의가 자동으로 이루어진다면, 기업이 특정한 디앱(Dapp)을 개발할 때 다른 체인에도 구동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자할 필요가 없게 된다.

레이어1 기술이 여전히 초기 단계이지만, 레이어0은 여러 레이어1 사이에서 더 빠르고 저렴한 인프라가 되기 위해 레이어1과 거의 동시에 진화 중인 기술이다.

빅테크 분야의 투자회사 안데르션호로위츠(a16z) 웹사이트에 가면 레이어0의 방향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레이어0은 현재 베타 버전에 가까운 기술이다. 그렇지만 레이어0을 대중화를 이끌 수 있는 첫 번째 디앱은 분산금융(DeFi)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차 체인 대출, 수익률 집계, 상호 거래가 가능해지면 레이어0 기반 광범위한 인프라 구축이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다.

레이어2는 레이어1을 보완하는 기술이다. 레이어1의 속도와 확장성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더리움 등의 네트워크 수수료를 낮추고 1초당 처리량을 높이기 위해서 합의 알고리즘을 수정하는 것이다. 제로 지식 롤업(zk rollups), 사이드 체인 또는 데이터 송수신 처리 속도 향상과 관련된 기술이다. 폴리곤(MATIC), 아비트럼(ARBITRUM), 옵티미즘(OPTIMISM), 스타크넷(STARKNET) 등이다. 이외에 이더리움 2.0과 게임형 NFT 등을 통합하려는 이뮤터블엑스(ImmutableX)도 있다.

레이어3은 실체가 다소 불분명하지만, 다양한 응용 소프트웨어가 작동하는 계층이다. 사람들이 네이버와 카카오 등과 같이 포털에 접속할 때 검색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모른다. 최종 사용자로서 실제로 상호작용하는 화면을 자신이 이용하는 포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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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유사하게,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의 기술적 측면이 아니라 이용자 인터페이스와 경험 확장을 목적으로 하는 계층이다. 몬타나는 레이어3의 사례로 메타버스를 주도하는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를 비롯해 크립토키티스(Cryptokitties), 메이커(MAKER), 유니스왑(UNISWAP) 등을 말하고 있다.

정부가 디지털자산에 적대적 정책을 드러낸 지난 몇 년간 기술은 비약적 발전해 오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처럼 레이어1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잡는 것은 이제 거의 불가능하다. 북미와 유럽의 1990년대생 청년들은 레이어2 분야에서 서로 경쟁하듯 창업하고 있다. 레이어0 기술회사들은 그것의 원조인 레이어1을 위협하듯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레이어3은 NFT와 메타버스의 대중화 바람을 타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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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레이어2와 관련된 P2E(Play-to-Earn, 플레이투언) 게임은 우리나라에서 현재 금지되어 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의 제28조3의 환급성 조항 때문이다. 이에 P2E는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도 등급분류가 보류되어 있다. 설상가상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윤석열 정부의 첫 업무보고에서 P2E 등 게임 산업의 현안 과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한류와 K-콘텐츠 분야의 수출액 대부분이 게임에서 발생함을 간과한 것이다.

P2E 게임은 레이어3 기술과도 연관된 메타버스에도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한다. 레이어1뿐만 아니라 레이어2의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도 정부가 규제를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것은 디지털자산과 웹3.0의 미래에 어두운 전망을 낳을 수밖에 없다. 어떤 계층보다 20~30대는 정부의 P2E에 대한 무관심에 가장 실망한다.

2030 세대의 문화적 특징을 압축하면 무민세대(無+Mean)이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무한경쟁 환경에 노출되었다. 그런 탓인지 유튜브 ASMR과 다이어리 꾸미기 등 특별히 의미가 없을 것 같은 행위에 큰 관심을 보인다. P2E 문화 전반에 대한 담당 부처의 낮은 배경 지식은 결과적으로, 청년의 대정부 신뢰도를 낮추게 할 것이다.

투자 귀재인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이 "전 세계 모든 비트코인을 25달러에도 안 산다"고 말하며 디지털자산에 대한 극단의 혐오를 드러냈다. 투자의 위험성에 대한 그의 경고를 완전히 무시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정부가 1930년생인 그의 입장을 맹종하다간, 우리 청년들은 새로운 시대의 낙오자가 될 것이다. 물론 새 대통령 체제에서 기존의 정책 방향을 바꾼다고 첨단으로 향하는 기술 전쟁에서 하루아침에 기적 같은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신발 끈을 조여 매고 뛰려고 하는 미래세대의 발목을 잡는 일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

<영남대 교수, nft-korea.e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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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우 교수


박한우 교수는?

박한우 영남대 교수는 대구에서 초중고를 보내고 한국외국어대(학사), 서울대(석사), 미국뉴욕주립대(SUNY-Buffalo)(박사)를 졸업했다. 네덜란드 왕립아카데미(NIWI-KNAW)와 옥스퍼드인터넷연구원(OII) 등 글로벌 연구기관에서 근무했다. 영남대 부임 이후에 WCU웹보메트릭스사업단, 세계트리플헬릭스미래전략학회, 사이버감성연구소 등을 주도했다.

물리적 경계 속에 한정되어 있던 인간관계와 시대이슈가 온라인을 통해서 그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기존 법칙에 도전하는 과정을 탐구하는 빅데이터 네트워크 방법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SCImago-EPI Award, ASIST Social Media Award 등 국제 저명 학술상을 수상했다. 과학정보 노벨상 '데릭 솔라 프라이스상'에 후보로 여러 번 올랐다. 퍼블론스(Publons) 최우수심사자(세계 1%) 명단에도 포함되었다. 국제저널인 Quality & Quantity, Journal of Contemporary Eastern Asia 편집위원장(EIC)을 현재 맡고 있다.

리서치닷컴(Research.com)에서 2022년에 발표한 사회과학 및 인문학 최고 과학자(Top Social Sciences and Humanities Scientists) 순위에서 국내 1위에 올랐다. 연구자의 연구 생산성과 영향력을 알아보기 위한 지표인 h 지수(h-index)가 48, 논문 피인용 6천322회, 논문발표 168편으로, 세계순위는 1천418위였다.

글로벌 연구성과에 못지않게, 이미 오래 전부터 수도권과 지방간 격차가 심해지면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는 등 국내외 이슈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창의적 지식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 활용에 관한 중앙정부 및 지자체 자문위원으로서 이 분야에서 소외계층의 삶의 개선과 지역발전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로 보는 우리 지역 세상을 탐구하자는 방향에서 '빅로컬 빅펄스(Big Local Big Pulse)' 랩을 운영하면서, 데이터 기반한 이슈탐지와 융합학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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