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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사옥을 방문,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앵커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주말 기자회견에서 '윤핵관'을 정면 비판한 데 이어 15일 방송 출연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했다. 이 대표 발언에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대응을 자제하며 불필요한 논쟁을 차단 중이지만 파괴력이 워낙 커 당분간 당 내홍은 지속할 전망아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XX, 저 XX 하는 걸 다른 사람 있는 자리에서 하는 건 저한테 개인적으로 수모"라며 "그걸 들었다는 사람들이 그때부터는 저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대통령이 이준석을 별로 안 좋아하는구나, 그러니까 쟤 때려도 되겠다 하는 상징적인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들은 평가는 이것 아닌가. '100년 만에 나올 만한 당 대표' 그리고 'XX' 조합하면 '100년 만에 나올 만한 XX'라는 건가"라며 "나름 정당의 고위급 관계자가 있는 자리에서 그렇게 해버리면 그 사람들이 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덧붙였다. 사실상 윤핵관이 이 대표 자신을 공격하는데, 윤 대통령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XX 발언'은 자신이 지어낸 것이 아닌 지난해 12월 기사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내 인사에게 당시 계속 들었다. 선거 때 지방을 열심히 다녔는데, 가면서 기분이 어땠겠느냐"며 "제가 끝없이 당과 후보의 장점을 홍보해야 하는데 전날에도 그런 얘기했다는 이야기가 들리면 미치는 것이다. 그게 결국 '체리 따봉'으로 터졌고, 뒷담화 할 거면 들키지나 말지. 이제는 돌이킬 수가 없게 됐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성적표를 매겨달라는 물음에는 "25점"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60대 돌아서고 70대에서 40점 맞아서 버티는 게 뭐냐. 분명히 젊은 세대, 미래 세대가 좋아할 만한 정책들을 많이 냈었는데 어디 갔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지난 기자회견이 윤 대통령과의 결별 선언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결별 선언할 것 같으면 이렇게 안 한다. 그렇게 보고 싶은 분들이 많은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과 만남에 대해선 "내가 정치 지도자들을 만나는 거에 목매는 것도 아니고, 실질적인 얘기를 하기 어려울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양두구육(羊頭狗肉) 발언에 대해선 "그 기자회견에서 건질 내용이 개고기밖에 없었냐"며 "대응이 그렇게 나오는 걸 보고 '아이고 과거에 하던 모습 그대로 가는구나' 이렇게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두구육은 소위 표리부동이랑 비슷한 얘기"라면서 "우리가 겉과 속이 다른 행위를 한 것 같아서 정말 마음이 아프다라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유승민 전 의원과의 연대에 관해선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고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전당대회가 일찍 치러진다면 후보군이라는 것이 명확해지고, 그 안에서 제 지지층이 생각하는 최우선적인 주자들이 있을 건데 그것이 유 전 의원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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