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교통문화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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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23   |  발행일 2022-08-23 제23면   |  수정 2022-08-23 06:48

황당한 주차 차량을 봤다. 제법 차가 다니는 왕복 2차로였다. 한 승용차가 역방향으로, 운전석 부분만 겨우 인도 부분에 들어갈 정도로 비좁은 공간에 대각선으로 진입해 주차한 데다, 차체의 절반 이상이 주행 차로에 걸쳐져 다른 차량이 통행을 못 할 형편이었다. 차 문은 굳게 잠긴 상태로 잠시 정차가 아닌 명백한 주차였다. 기발하다는 생각이 잠시 스쳐 갈 정도의 무개념 주차였다.

또 다른 무개념 사례를 소개하면, 신호등이 있는 네거리에서 머뭇거리는 승용차가 있길래 뒤에서 서행하고 있는데 이 차가 갑자기 유턴하느라 신호를 받아 맞은 편에서 오던 차량마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차량 흐름이나 신호 체계 등은 완전히 무시한 행동이었다. 이뿐 아니라 이중주차나 역주차 등의 사례도 흔하다. 이 도시의 이름을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교통문화 수준을 남에게 자랑할 정도는 못 된다. 자치단체도 문제를 알고 강력한 단속을 위해 불법 주차 차량 견인제도 도입을 시도했으나 불발됐다. 불법 주정차 차량을 견인하겠다는 업체가 없어서다. 작은 도시에 서로 낯을 붉히기도 어렵고 비싼 수리비가 드는 수입차를 견인하는 것도 내키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무질서한 운전행태는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다. 관광객이나 외지인도 사정을 눈치채고 무질서에 동참하기를 꺼리지 않는다. 더욱이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는 젊은 층도 어른들의 운전행태를 본받은 듯 주차를 아무렇게나 해 다른 차량의 주차공간을 빼앗거나 사고 위험 가능성을 만든다. 모두 기성세대의 잘못을 보고 배운 탓이어서 나무랄 수도 없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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