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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떠난 가야대학교 고령 캠퍼스에 조성된 9홀짜리 골프장과 아직도 곳곳에 남아있는 캠퍼스 건물들. <고령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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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떠난 가야대학교 고령 캠퍼스에 조성된 9홀짜리 골프장과 아직도 곳곳에 남아있는 캠퍼스 건물들. <고령군 제공> |
1993년 3월 인구 3만5천여명이던 경북 고령군 대가야읍에 4년제 가야대학교가 들어섰다. 5년 뒤인 1998년 고령인구는 3만8천400여명으로 늘었다. 농촌 인구가 급감하던 당시로선 엄청난 인구 유입이었다. 대부분은 학생이었다.
가야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했다. 개교 이후 대학 부근에 30여개의 원룸과 상가가 생겼고, 당구장과 PC방·서점·주점이 문을 열었다. 캠퍼스에서 2㎞ 정도 떨어진 대가야읍 중심가도 학생들로 넘쳐났다.
가야대가 2004년을 기점으로 경남 김해로 옮겨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가야대 고령캠퍼스 신입생 모집 중단 1년만인 2005년 고령 인구는 3만4천270여명으로 4천150여명 감소했다. 올 8월 현재 3만300여명이다. 한 때 평(3.3㎡)당 70만 원을 호가하던 캠퍼스 인근 땅값은 30만∼40만원으로 반 토막이 났고, 이마저도 거래가 끊겼다.
캠퍼스 주변 원룸들은 오래돼 낡았다. 학생들을 대신해 입주한 이들은 외국인 노동자와 공사 현장 인부, 저소득층 주민 등이다. 일부 원룸은 철거됐다. 호황을 누리던 식당, 노래방, 당구장, PC방은 오래전에 문을 닫았다. 건물 신축은 꿈도 못 꾼다.
가야대 고령캠퍼스의 70% 정도는 현재 9홀 규모의 골프장이 됐지만, 지역 경제 활성화에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가야대는 2년전 남은 캠퍼스 부지를 고령군 인구유입과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실행이 없다.
고령군 관계자는 "대학이 있을 땐 몰랐는데 떠난 뒤 엄청난 존재 가치를 지닌다는 걸 절감하고 있다"며 "앞으로 고령에서 대학이 있을때와 같은 인구 증가와 경기 활성화는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유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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