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수 사회부장이 만난 사람] 최종원 대구지방환경청장 "댐물이든 강물이든 꼭 더 좋다는 건 없어…오염원 등 모두 따져봐야"

  • 임성수,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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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31 07:12  |  수정 2022-08-31 08:26  |  발행일 2022-08-31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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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원 대구지방환경청장이 지난 25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상류와 하류 지역 간 물 문제 해결은 서로 돕고 함께 노력하는 '상생의 정신'에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최근 환경문제가 대구경북지역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낙동강 수계인 구미 해평으로 이전이 추진되던 대구 취수원이 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이후 안동댐으로 변경되는 움직임 속에 환경단체가 댐 바닥 퇴적물의 환경오염 문제를 제기하며 식수로 부적합하다는 입장이다. 환경단체들은 또 낙동강의 녹조 심화로 인체에 해로운 조류독소까지 발견됐다며 낙동강의 보(洑) 개방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국립공원이 추진되고 있는 팔공산에 케이블카 설치까지 다시 거론되고 있다. 환경부 영산강유역관리청장과 한강유역관리청장, 대기환경정책관 등을 역임하고 올해 1월부터 대구지방환경청장을 맡고 있는 최종원 청장(56)을 지난 25일 대구환경청에서 만나 최근 이슈로 떠오른 지역 환경 관련 사안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대구 매곡취수장 최근 3년간 수질
식수로 이용 가능한 1~2등급 유지
低유속 일부 저층서 유충 나왔다고
낙동강 전체 수질악화 주장은 과해

안동댐 6곳서 5년간 수질 모니터링
수은 등 중금속 6개 항목 검출 안돼
2017년 수자원公 연구용역 결과보면
퇴적물 중금속 수질영향 매우 낮아

갓바위케이블카 설치협의 아직 없어
환경영향평가 요청땐 면밀히 검토
美부지 정화작업 원활한 진행 노력


▶대구환경청장으로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나 사안이 있다면.

"대구경북은 낙동강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어 물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낙동강 주변에 오염원도 많고 취수원이 20여개나 있어 어느 지역보다 수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서울 식수원인 팔당댐의 경우 경기도 일부를 제외하곤 위쪽으로 강원도 등에는 큰 산업단지가 없어 낙동강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질 보전이 잘되고 있는 편이다. 반면 낙동강을 보면 중간중간에 기업도 있고 도시도 있고 취수원도 있고 해서 혼재해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보니 낙동강 수질 관리는 굉장히 어려워 보다 철저한 수질 관리를 통한 안전한 식수원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최근 지역 현안으로 떠오른 대구 취수원 이전 등 안전한 식수원 확보를 위해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소통과 협력의 가교역할 수행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낙동강 녹조를 두고 당국과 환경단체 간 이견이 있는 것 같은데.

"환경단체에서 녹조(조류) 시료 채취 위치와 조류독소 분석 방법에 대해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데,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적극 수용하고 사실과 다른 부분은 바로잡아 가도록 하겠다. 조류 시료 채취 위치는 환경단체 의견을 수용해 개선안을 연구하고 있고, 시범운영과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개선할 방침이다. 조류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주장에 대해선 환경단체에서 주장하는 시험방법(ELISA법)으로도 조사해 봤지만 검출되지 않았다. 환경단체가 제시한 방법이 공인된 시험방법은 아니지만 앞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

▶낙동강에서 '붉은 깔따구'와 '실지렁이'가 발견되면서, 식수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최근 3년간 낙동강의 수질 측정 자료를 보면, 정수처리 후 식수로 이용 가능한 1등급 내지 2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유속이 느린 일부 저층에서 붉은 깔따구와 실지렁이가 발견됐다고 해서 낙동강 전체 수질이 악화했다는 지적은 과도한 면이 있다. 그리고 낙동강 하천수를 취수하는 정수장은 고도정수처리 공정이 도입돼 있어 정수처리 과정에서 이물질을 완전하게 제거해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 생산이 가능하다. 최근 3년간 대구 매곡취수장 인근 수질 현황을 보면 환경기준치를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

▶녹조 해소를 위한 낙동강 보(洑) 개방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지.

"보의 운영은 가뭄이나 물 이용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상류 댐과 연계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가뭄 시에는 물을 가두어 농업용수 이용에 도움이 되게 하고, 녹조 발생 시에는 상류 댐에 여유 수량이 있는 경우 상류에서 수질이 좋은 물을 흘려보내고 하류의 녹조가 심한 보를 동시에 개방해 수질을 개선하는 '펄스 방류' 조치로 녹조 해소에도 활용할 수 있다."

▶대구시가 식수원을 해평 취수장에서 안동댐으로 옮기려고 하는데, 식수로 강물보다 댐물이 더 적합하다고 보는지.

"우리나라 취수원을 보면 댐물과 강물로 나뉘어 있는데, 솔직히 어디가 좋다고 딱 잘라서 얘기하기는 어렵다. 식수원으로 적합한지는 수질, 수량, 주변 오염원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강물 또는 댐물만으로 적합 여부를 논하는 것은 곤란하다. 수량과 수질 오염원이 얼마나 있느냐 이런 부분들을 다 봐야 하는데, 통상적으로 댐은 아주 최상류 지역에 많이 만들고 상류 오염이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까 좋다고 보는 것이지, 댐이라고 해서 반드시 좋다고 볼 수는 없다. 상류에 있고 오염원이 없고 수량과 수질이 풍부하다면 강물보다는 좋을 것이다."

▶환경단체에선 퇴적물 중금속 오염을 이유로 안동댐·임하댐 물이 식수로 부적합하다고 하는데.

"안동댐 상류 지역에 석포제련소나 광산 등이 있어 과거에는 오염 논란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여러 정화 작업으로 많이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관련한 논란이 지속되면서 환경부에서도 안동댐과 임하댐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6개 지점에 수질 측정망을 설치해 카드뮴, 납, 수은 등 중금속 6개 항목을 모니터링한 결과 최근 5년간 이들 중금속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환경단체에서는 안동댐 퇴적물의 중금속 오염이 심각한 문제라고 하고, 대구시는 원수로서 문제가 없다고 한다. 물과 퇴적물의 상관관계는.

"2017년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안동댐의 퇴적물이 수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 용역(안동댐 퇴적물의 특성 및 수질·수생태계 영향 연구)을 실시한 바 있다. 연구 결과, 퇴적물에 포함된 중금속이 용출되거나 수질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팔공산의 국립공원 추진과 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후 재점화된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견해는.

"팔공산은 환경부에서 국립공원 지정을 위한 타당성 용역(국립공원의 가치, 지정 필요성 및 관리방안 등을 조사·평가)을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진행하고 있으며, 용역 결과에 따라 국립공원 지정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팔공산(갓바위) 케이블카는 아직 대구시에서 관련 협의를 요청해 온 것은 없지만, 향후 환경영향평가 등의 협의 요청이 있을 시 환경부에서 정한 '케이블카 가이드라인' 등을 고려해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다."

▶캠프워커 등에 대한 토양 및 지하수 환경오염 조사 등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구지역 미군부대 부지 정화작업 단계는 어느 정도까지 진행됐는지.

"대구지역 미군부대(캠프워커)의 토양·지하수 정화사업은 국방부와 미군 사이에 진행되고 있으나, 그 내용을 비공개하도록 하고 있다는 점을 양해해 주기 바란다.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정화작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끝으로 대구경북 시·도민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최근 대구지역의 취수원 이전을 두고 대구와 경북 지역 간 많은 이견이 지속되고 있다. 상류와 하류 지역 간 물 문제는 서로 돕고 함께 노력하는 '상생의 정신'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대구와 경북이 함께 협력하고, 취수원 이전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상생과 협력의 정신'을 발휘해 주기를 부탁드린다."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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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수 기자

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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