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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화 그리기 동아리'가 마련한 돗자리 축제에 온 동네주민들이 부채 혹은 파우치에 식물그림을 그린 뒤 채색하고 있다. 진정림 시민기자 |
지난 27일 어둠이 내리고 있는 와룡산 자락 꿈터공원. 지난 달에 이어 두번째 '배나무골 돗자리 축제'(이하 돗자리 축제)가 열렸다. 공원 소나무들에 둘러쳐진 알전구 가랜드에 불이 밝혀지고 부스가 차려졌다.
저녁 7시부터 8시 30분까지 소박하게 진행된 '돗자리 축제'는 직장에서 일마치고 돌아오는 주부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고 엄마 손 잡고 놀이터에 놀러 나온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7, 8, 9월 3개월간 진행되는 '돗자리 축제'는 사회적 협동조합 와룡의 '우리는 서로를 돌본다' 라는 주제로 기획된 마을공동체 플랫폼 사업의 일환으로 이날은 와룡배움터와 인접한 꿈터공원 두 곳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이번 돗자리축제는 매주 수요일 와룡배움터에서 자발적으로 주민들이 운영하는 '세밀화그리기 동아리'가 주체가 돼 기획·진행됐다. 그동안 동아리 활동에서 펼쳐온 솜씨를 마을주민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 마련을 위한 자리이기 때문에 의미가 각별하다. 한 달 전 동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세밀화 그리기 수업을 진행한 바 있는데 의외로 호평을 받아 용기를 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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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이곡동 꿈터공원에 차려진 부스에서 '적당한 불편'팀이 산책나온 주민들을 대상으로 '분리배출 퀴즈 맞추기'를 진행하고 있다. 진정림 시민기자 |
신청자 50명에 한해서 여름 부채에 색연필로 식물그림 그리기와 파우치에 마카펜으로 식물 그림 그리기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참여할 수 있었다. 어린 손녀와 할머니, 젊은 아빠와 어린 딸들, 친구들과 함께 참여한 청소년들이 조용히 그림그리기에 몰두하고 있었다.
한편 와룡배움터와 같은 공간을 사용하고 있는 '동네책방00협동조합'에서는 '분리배출 퀴즈 맞추기'와 '알맹이만 담아가요' 코너를 꿈터공원에서 진행했다. '분리배출 퀴즈 맞추기' 코너에서는 퀴즈에 참가한 이들에게 생분해되는 천연고무장갑을 포장지 없이 증정했으며 '알맹이만 담아가요' 코너에서는 용기를 들고 오면 베이킹소다와 과탄산소다, 구연산, 소프넛 등 천연세제 등을 본인이 직접 일정량 만큼만 담아가도록 전자저울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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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나무골퍼머컬처동아리'가 고령 텃밭에서 당일 수확한 작물을 필요한 이웃이 가져갈 수 있도록 마을공유냉장고에 채워둔 모습. 진정림 시민기자 |
이 행사는 동네책방00협동조합 동아리 '적당한 불편'이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올 한 해 동안 진행되는 '좋은변화실험실' 사업의 일환이다. '분리배출 퀴즈 맞추기'에 참여한 어르신 한분은 "평소에 분리배출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모르고 있는 것도 많더라"고 말했다.
또한 '배나무골퍼머컬처동아리'에서도 팔을 걷어 부쳤다. 텃밭에서 직접 키운 작물을 필요한 사람들이 필요한 만큼 가져 갈 수 있도록 '마을공유냉장고'를 마련하는 등 SNS를 통해 미리 홍보했다. '배나무골퍼머컬처동아리'는 수년전부터 이곡동 주민이 중심이 돼 매주 주말마다 고령의 텃밭에서 농사를 지어오고 있는데 현재는 일곱 가정이 참여 중이다. 이 날은 평일이지만 '돗자리 축제'를 위해 시간되는 사람들끼리 새벽부터 서둘렀다. 덕분에 마을공유냉장고 두 곳에 고추,오이,가지,호박,부추,고구마줄기 등의 수확물을 가득 채워 나눔 체험을 진행할 수 있었다.
'탄소중립전환마을성서'를 선언한 사회적협동조합 와룡은 '2022매일매일지구의날'이라는 슬로건 아래 마을 주민들과 함께 친환경적인 삶의 실천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고민 중이다.
글·사진= 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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