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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백정현이 지난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 중이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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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이원석이 지난 3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315만의 선발승을 거둔 백정현(오른쪽)에게 승리 기념구를 전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
백정현은 지난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리그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치며 팀의 4-1 승리를 견인했다.
경기 초반부터 컨디션이 좋았다. 첫 상대 허경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그는 강승호와 양석환을 잇달아 뜬공, 땅볼로 처리하며 삼자범퇴 이닝으로 시작했다. 2회 몸에 맞는 공으로 선두타자를 내보냈지만, 3루수 직선타와 삼진, 도루 저지까지 나오면서 무사히 이닝을 건너갔다.
3회에도 탈삼진을 곁들인 삼자범퇴로 호투한 백정현은 4회까지 타자 세 명으로 닫았다. 5회엔 다시 몸에 맞는 공과 볼넷으로 다소 흔들렸지만, 포수 강민호와의 간단한 대화 후 정신을 차렸고, 정수빈을 투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이닝을 끝냈다.
마지막 6회 2사 후에 볼넷과 안타로 1·2루 위기를 맞자 이번엔 정현욱 투수 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고, 페르난데스에게 투수 땅볼을 유도해내면서 무실점으로 임무를 마쳤다.
타석에선 공민규와 호세 피렐라가 백정현을 도왔다. 2회 초 1사 2·3루 때 공민규가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이자 결승점을 뽑았다. 이어 3회 초 피렐라가 1사 1루 상황에 타석에 나서서 좌중월 2점 홈런을 때리면서 백정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피렐라는 이 홈런으로 시즌 24홈런과 91타점 84득점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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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삼성-두산 경기에서 삼성 선수들이 백정현의 시즌 첫승을 축하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
백정현은 이번 시즌 19번의 도전, 지난해 10월 23일 이후 315일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2021년 10월 29일 NC전)까지 더하면 개인 20경기 만에 누린 기쁨이다.
그는 지난해 14승을 거뒀다. FA(자유계약선수) 계약에서도 4년 최대 38억 원의 좋은 조건으로 삼성에 남았다. 그러나 지난해 1패와 올해 12패를 더해 개인 무승 13연패에 빠졌다. 부상이 먼저 발목을 잡아챘고, 복귀한 뒤에도 그의 장기인 제구가 잡히질 않아 고생했다. 특히, 볼 끝이 무뎌진 상황에서 제구까지 잃으면서 피홈런이 이어졌다. 전반기 15경기 중 피홈런이 없는 경기가 단 3경기에 불과했다.
백정현은 후반기 점차 그다운 경기 운영 능력을 되살렸다. 볼넷(5경기 4볼넷)이 확 줄어든 것도 제구력이 회복세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피홈런도 5경기 연속 없다.
백정현은 경기 뒤 승리 기념구를 받았다. 신인 선수의 데뷔 첫 승리도, 통산 100승의 업적도 아니지만, 힘겨운 순간을 오롯이 혼자 견뎌내며 돌파구를 찾아낸 백정현을 축하하기 위해 건넨 팀 동료들의 마음이었다.
백정현은 "1승까지 이렇게 오래 걸릴지 몰랐다. 부족한 점을 채우고 찾으면서 준비했다"면서 "동료와 팬들께 죄송했다. 내 선발승보다 팀이 승리해 기쁘다.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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