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포스코 포항제철소 3연주공장에서 직원들이 밀려들어온 진흙을 퍼내고 있다.<포스코 제공> |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포항철강공단을 비롯해 포항지역 100개 업체에서 직접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복구시점을 확신할 수 없는데다 협력업체 등 경제 사슬을 감안하면 대구경북 전역으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항제철소 인근 하천인 냉천이 범람해 제철소 상당 지역이 침수됐고, 침수 여파로 제철소 내 모든 공장이 정전돼 현재 생산과 출하 등 모든 공정이 일시 중단되고 있다. 포항제철소 전 공정의 가동이 중단된 것은 포스코가 쇳물을 처음 뽑아낸 1973년 이후 49년 만에 처음이다.
회사 측은 제철소 핵심 설비인 고로(용광로) 3기의 피해는 없지만 현재 휴풍(가동 일시 중단)에 들어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쇳물을 가공할 공장들이 멈춰서면서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이 다른 공장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로의 휴풍이 가능한 기간은 5일 남짓으로, 배수 작업 및 전기 공급이 늦어져 이 기간을 넘기면 고로 재가동을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고 포스코측은 밝혔다.
포스코는 이날 김학동 부회장을 단장으로 설비, 생산·판매, 기술, 안전 등 관련 임원들이 포함된 '태풍재해복구TF'를 구성하고, 신속한 조업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조업 정상화로, 우선 고로의 정상 가동을 위해 가능한 각 고로별 휴·송풍을 반복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조업을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침수된 수전변전소의 경우 1~2일 내로 우선 정상화해 복구 작업에 물꼬를 트기로 했다. 포항제철소 생산 슬라브 일부를 광양 제철소로 전환 가공하고, 광양제철소의 생산량을 최대한 늘릴 계획이다.
현대체철 포항공장도 시간당 최대 110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지난 6일 오전부터 공장가동을 중단했다. 회사 측은 공장 안에 가득 찬 물을 빼지 않고는 공장을 가동할 수 없어 포항공장 및 계열사 직원들이 양수기와 펌프 등을 동원해 배수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공장 안에 가득 찬 물을 다 빼낸다고 해서 바로 조업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에 잠겼던 각종 설비의 기판과 센서 등에 이상이 없어야 정상 조업이 가능하다"며 "각종 설비의 교체도 염두에 두고 있어 정상 조업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포항철강공단과 포항지역 일반산업단지에서도 정전으로 인한 조업 중단, 생산설비 및 제품 침수, 산사태 등으로 피해를 입은 업체들이 100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포항시가 6일 피해신고를 접수한 결과, 포항철공단내 H금속의 경우 변전실 침수로 모터 및 전기가 끊겨 정상 가동하려면 한 달 정도 걸리는 등 상당수 업체들이 공장 침수로 조업을 중단한 상태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스코를 포함한 지역 피해액은 1조 5천억 원으로 추정되나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마창성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