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에어 포켓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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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09  |  수정 2022-09-09 06:48  |  발행일 2022-09-09 제22면

'에어 포켓(air pocket)'은 액체나 기체의 흐름을 막는 각종 공기주머니로, 선박 침몰 시 방출되지 않은 공기가 남아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선박이 침몰해 물에 빠졌을 경우, 에어 포켓에 머물러 있다면 생존 가능성이 커진다는 분석을 하기도 한다.

다만 에어 포켓이 만능은 아니다.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어야 하고, 저체온증도 이겨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어느 정도 갖춰져 침몰한 배에서 장시간 버티다 구조된 사례도 있다. 2013년 12월 한 나이지리아 선원은 대서양에서 침몰한 배 안의 에어 포켓에서 탄산음료를 마시며 60시간을 버텼고, 결국 살아 돌아왔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때 이 선원이 구조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화제가 됐다. 당시 세월호에 에어 포켓이 존재해 승객들이 생존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7명이 사망하고 2명이 구조된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사고를 계기로 '에어 포켓'이 또다시 회자하고 있다. 지난 6일 태풍 '힌남노'로 인해 발생한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사고의 생존자가 10시간 넘게 버틸 수 있었던 게 '에어 포켓'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소방당국은 "생존자 2명 중 첫 번째 생존자인 30대 남성은 지하주차장 오수관을 붙잡고 있는 채 발견됐고, 두 번째 생존자인 50대 여성은 지하주차장 상부 배관 위 공간에 엎드려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중 두 번째 생존자인 50대 여성은 오수와 스프링클러, 냉난방 등 상부 배관과 천장 사이 폭이 약 30㎝ 되는 공간에 엎드려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관계자는 이 공간에 대해 '에어 포켓'이라고 단정 짓지 않았다. 이영팔 경북소방본부장은 "'에어포켓'이라고 부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배관 위에 어느 정도 여유 공간이 있어 살아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어 포켓이 가장 최근 화제가 된 국내 사례는 지난해 2월19일 경북 경주 감포 인근 바다에서 있었던 어선 전복 사고다. 수색 사흘째인 21일 해경은 배 안의 에어 포켓에서 40시간을 버틴 한국인 선원 1명을 기적적으로 구조했다. 당시 해경은 배가 뒤집히면서 배의 창고 부분에 에어 포켓이 생겼는데, 그가 그곳에서 몸을 웅크리고 40시간가량 버틴 것으로 파악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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