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가 경북 포항을 강타하면서 남구 오천읍과 인덕동이 큰 피해를 입은 것과 관련, 주민들 사이에서는 '냉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이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 포항제철소가 침수돼 가동이 중지된 것도 냉천이 범람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포항시가 진행한 이 사업과의 연관성과 관련해 향후 상당한 논란이 될 전망이다.
포항시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0년 1월까지 사업비 297억3천만 원을 들여 남구 오천읍 문충리~남구 청림동에 위치한 냉천을 매개로 한 지역의 랜드마크 조성을 위해 이 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을 통해 8.24㎞ 구간의 하천을 직선화하고 산책로(11.6㎞)와 여울(5개소), 어도 (4개소), 징검다리 (6개소) 등의 친수공간을 조성했다. 하지만 남구 오천읍과 인접한 인덕동 주민들은 산책로 조성 등과 같은 사업으로 하천 폭과 깊이가 좁아지고, 물살이 빨라져 화(禍)를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덕동의 한 주민은 "1995년부터 이곳에서 살았는데 한 번도 이런 피해가 없었다"며 "강 살리기 사업으로 없던 산책로를 만들면서 강폭을 줄여 이렇게 된 것 아니냐"고 소리를 높였다.
포스코도 포항제철소 바로 옆 하천인 냉천이 범람해 제철소 상당 지역이 침수돼 제철소 내 모든 공장이 정전되면서 가동 중단을 연장하게 됐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포항시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시는 오히려 이 사업을 통해 강바닥을 준설함으로써 시간당 77㎜ 비도 견딜 수 있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포항시 관계자는 "강폭은 그대로 둔 채 산책로 조성 작업을 했으며, 배수 시설을 설치해 배수량을 늘렸기 때문에 하천 정비 사업이 원인이라고 볼 순 없다" 며 "이번에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게 주요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마창성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