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냉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이 피해 키웠나?(종합)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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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09  |  수정 2022-09-08 16:05  |  발행일 2022-09-09 제3면
피해주민들. "하천 정비로 범람" 주장

포항시, 시간당 100mm 넘는 폭우가 원인

태풍 '힌남노'가 경북 포항을 강타하면서 남구 오천읍과 인덕동이 큰 피해를 입은 것과 관련, 주민들 사이에서는 '냉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이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포항시는 2012년부터 2020년 1월까지 사업비 297억3천만 원을 들여 남구 오천읍 문충리~남구 청림동에 위치한 냉천을 매개로 한 지역의 랜드마크 조성을 위해 이 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을 통해 8.24㎞ 구간의 하천을 직선화하고 산책로(11.6㎞)와 여울(5개소), 어도 (4개소), 징검다리 (6개소) 등의 친수공간을 조성했다. 하지만 남구 오천읍과 인접한 인덕동 주민들은 산책로 조성 등과 같은 사업으로 하천 폭이 좁아지고 깊이가 얕아지면서 물살이 빨라져 화(禍)를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덕동의 한 주민은 "1995년부터 이곳에서 살았는데 한 번도 이런 피해가 없었다"며 "강 정비사업으로 없던 산책로를 만들면서 강폭을 줄여 이렇게 된 것 아니냐"고 소리를 높였다.

포스코도 포항제철소 바로 옆 하천인 냉천이 범람해 제철소 상당 지역이 침수돼 제철소 내 모든 공장이 정전되면서 가동 중단을 연장하게 됐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포항시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시는 오히려 이 사업을 통해 강바닥을 준설함으로써 시간당 77㎜의 비도 견딜 수 있게 만들었고, 배수량도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포항시 관계자는 "강폭은 그대로 둔 채 산책로 조성 작업을 했으며, 배수 시설을 설치해 배수량을 초당 580t에서 665t으로 늘렸기 때문에 하천 정비 사업이 원인이라고 볼 순 없다" 며 "이번에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게 주요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냉천 둑과 인근 도로의 높이가 똑같은 상황이라 하천을 관리하는 환경부에 둑을 높여달라고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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