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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는 시민들. 영남일보DB |
올 겨울 코로나19와 계절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 발생이 우려되는 가운데, 대구에서도 지난 8월 독감 환자가 조기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상황총괄단장은 브리핑에서 "인플루엔자(독감)가 직전 2년 동안 거의 없다시피 했다. 매우 낮은 수준으로 유지됐는데 올해는 7월 이후부터 이례적으로 발생 수준이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며 "겨울보다 조금 더 이른 시기,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동시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상황이 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중대본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는 추석 이후에도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9월 첫째 주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는 전국 모두 '중간'으로 평가됐으며, 9월 첫째 주 감염재생산지수 역시 0.87로 3주 연속 1미만을 유지했다.
문제는 '트윈데믹'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36주차(8월28일~9월3일) 외래환자 1천명당 독감의심 환자는 4.3명으로, 유행기준인 5.8명은 넘지 않았으나 지난 5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독감은 주로 11~4월 사이 발생하지만 올해는 7월 이후부터 이르게 나타나면서 올 겨울 '트윈데믹'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두 질병은 증상이 유사해 진단 등에서 혼동이 발생하거나 동시에 걸릴 수도 있다는 문제가 있다.
독감 환자는 지난 8월 대구에서도 일찍이 발생했다.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둘째·넷째 주 대구에서만 인플루엔자 환자가 3명 발생했다. 10대 2명, 20대 1명으로 거리두기가 느슨해진 상황에서 활동량이 많은 10~20대에서 독감이 먼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이전까지 대구에서 인플루엔자 환자는 거의 보고되지 않았다. 지난해 인플루엔자 환자는 0명이었으며, 2020년에 발생한 인플루엔자 환자 35명 또한 코로나19 확산 전인 1~2월에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거리두기로 인플루엔자 면역이 떨어졌으며, 이를 막기 위해 마스크 착용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송정흡 예방의학 전문의는 "2년 정도 마스크를 잘 썼기 때문에 감염이 전혀 안 됐고 그 때문에 인플루엔자 면역 자체가 떨어지면서 이르게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두 질병이 구분이 안 되기에 동시 검사해서 오인을 하지 않게 하고, 개별적으로 처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호흡기 질병은 마스크만 잘 써도 예방이 되기에 개인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윈데믹'에 대비해 질병청은 조만간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 등 방역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진단 오인을 막는 동시 PCR 검사법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감염병관리과 측도 "코로나19와 증상이 비슷하니까 인플루엔자 감별해서 진료 처방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의료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발생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며 "고령층과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코로나 백신과 함께 독감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권고하겠다"고 했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이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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