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릴레이 .49·끝] 최주영 경북대 대학원생…데미안

  • 최주영 경북대 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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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16   |  발행일 2022-09-16 제14면   |  수정 2022-09-16 07:35

[북릴레이 .49·끝] 최주영 경북대 대학원생…데미안

데미안의 거대한 주제인 주체성 확립과 내면세계 재구축이라는 키워드를 어떤 '장치'들을 통해 전달하고 있는지 주관적인 관점에서 분석해보고자 한다.

먼저 주제를 내면세계 '재구축'이라고 이야기함은 기존의 것에서의 탈각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단순히 무에서 새로운 형태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세워진 내면세계를 붕괴시키고 새로운 구조물을 구축해나가는 것이 바로 이 책의 핵심이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 작가는 '은유'와 '낯선 언어'라는 두 가지 장치들을 통해 독자에게 영감을 주려 하고 있다.

첫 번째 장치로 데미안에서 가장 크게 활용되고 있는 은유는 새라는 상징물을 통해 이루어진다. 작가는 서론에서 "누구나 저마다의 알껍질을 죽을 때까지 지니고 살아간다"고 하며 주체의 의식을 알에서 부화하는 새에 비유할 것을 암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새 은유는 외부세계인 알껍질을 깨며 스스로 새로운 세계로 발돋움하지만 그러면서도 이전 세계의 잔재를 온전히 지우지 못하는 자아형성기의 모순적 모습을 효과적으로 드러낸 감각적 비유라고 느껴진다.

두 번째 장치는 바로 낯선 언어이다. '카인의 표' '아프락시스' 등 데미안과 싱클레어는 일상에서 들으면 다소 중2병이라고 생각이 드는 언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런 낯선 언어들은 싱클레어의 내면세계가 이제껏 머물렀던 세상과 명백하게 구분됨을 드러내고 있다.

데미안은 여러 회를 거듭해 읽을수록 그 구조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며 색다른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아직 접하지 못했다면 기꺼이 권하고자 한다.

☞영남일보가 연재해 온 '북릴레이'는 최주영씨의 글을 끝으로 마칩니다. 독자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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