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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소영<프란츠클래식 대표> |
작곡학도였던 대학교 시절, 공연장에서 일하던 졸업생 선배들이 마냥 멋있어 보였다. '졸업을 하면 공연장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던 중 우연히 학교 게시판에서 현장실습제도 공고를 보게 되었다. 그러나 현장실습기관 중 음대생을 대상으로 한 곳은 없었다.
직접 실습할 수 있는 기관을 찾으면 현장실습이 가능하다는 취업처 담당자의 안내에 따라 4학년 1학기에 발품을 팔아 직접 공연 실무를 경험할 수 있는 실습 기관을 찾았고, 기어코 학기 도중 실무경험을 쌓았다. 그 덕분에 2학기에 첫 직장인 수성필하모닉오케스트라 기획팀에 입사할 수 있었다.
조금 이른 사회생활은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프란츠클래식 경영 초기에 직원을 채용하던 중 문득 십여 년 전 현장실습에 참여했던 기억이 떠올랐고, 혹시 '나 같은 후배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대학교 취업처에 전화했다. 학교 담당자의 협조는 기대 이상으로 적극적이었으며 현장실습뿐만 아니라 취업연계형 근로장학제도까지 소개해 주었다.
음대 학부생을 비롯해 행정학과, 경영학과, 언론정보학과, 시각디자인과 등 문화예술 분야에 관심이 있는 여러 전공의 학부생이 학기마다 프란츠클래식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금도 모교인 계명대와 경북대, 영남대, 대구가톨릭대의 현장실습기관으로서 예비 청년예술가들과 대학생들이 예술 현장과 공연 생태계를 미리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사실 이러한 인턴십 프로그램은 '내가 경험했던 좋은 것을 다른 이에게 돌려주자'라는 마음으로 시작되었다. '경력직'을 우대하는 채용시장에서 '경력직'이 되고 싶은 사회 초년생을 위한 프란츠클래식의 사회공헌 활동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성실하고 능력 있는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도리어 프란츠클래식이 대학교 취업 지원 제도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막 사회에 첫발을 내민 학생들의 열정과 반짝이는 눈은 필자에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무언가에 도전할 동기 부여가 되어주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시작한 일이 결국 내게 도움이 되고 있으니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9월, 가을학기가 시작되었다. 졸업한 지 벌써 10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필자는 새 학기와 방학이 기다려진다. 그 이유는 아마 새로운 사람에 대한 기대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도 프란츠클래식이 문화예술 분야의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역할을 해나가며 그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곽소영<프란츠클래식 대표>

곽소영 프란츠클래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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