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박사 문제일의 뇌 이야기] 수험생에겐 가벼운 운동이 효과적

  • 문제일 DGIST 뇌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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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19 07:22  |  수정 2022-09-19 08:26  |  발행일 2022-09-19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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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박사 친구가 "제 스마트워치가 오늘 저는 6천500보를 걸었고, 어제는 6시간 수면 중 2시간 정도 숙면을 했으며, 방금 숨이 찬 유산소 운동을 1시간 했다고 하네요"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요즘 사람들은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시간 확인, 전화, 문자, e메일 처리는 물론 다양한 건강정보를 실시간 확인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특히 하루 종일 자신의 건강정보를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된 것은 현대인 건강에 큰 변화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간 병원에서만 측정이 가능했던 건강정보를 스스로 어디서든 측정할 수 있고, 단편적으로 얻는 병원 정보와 달리 스마트워치는 24시간 지속적으로 언제든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에 그간 며칠 또는 몇 주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얻어진 정보를 통해 연구를 수행했는데, 스마트워치가 훨씬 더 긴 시간 동안 얻어진 정보를 통해 연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줍니다. 이는 복잡한 사건을 사진 몇 장으로 추리하고 해결하려 애쓰던 형사들에게 CCTV 제보 영상이 날아든 것과도 같은 기적이 일어난 거죠.

이런 기술혁신으로 '하루에 얼마나 또 어떤 운동을 얼마만큼 하면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와 같이 그간 뇌과학자들이 해결하지 못한 질문에 다시 도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22년 가을, 미국 다트마우스 대학 심리학과의 Jeremy Manning 교수 연구팀은 하루 활동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스마트기기를 착용한 사람들로부터 운동 강도가 기억력과 정신건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한 결과를 'Scientific Reports'지에 발표하였습니다. 그간 운동이 뇌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었지만, 과연 모든 형태의 운동과 강도가 뇌에 똑같은 영향을 미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스마트워치처럼 실시간 활동정보를 모니터링 하는 스마트기기 사용자 113명을 대상으로 기억력과 정신건강 관련 설문과 1년간의 활동정보를 확보하여 이들 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하였습니다.

더 활동적인 사람들이 더 나은 기억력과 정신 건강을 보일 것이라 기대했는데, 흥미롭게도 결과는 예상과 좀 달랐습니다. 높은 강도로 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공간 기억력(주차장에 차를 어디에 두었는지 위치를 기억해내는 능력)이 좋아진 반면, 낮은 강도로 운동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은 에피소드 기억(지난 일을 차근차근 재구성해내는 능력) 관련 기억력이 좋아졌음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격렬하게 운동한 사람들은 높은 스트레스 수준을 보고한 반면, 더 낮은 강도로 규칙적으로 운동한 사람들은 더 낮은 불안과 우울 비율을 보였습니다.

이는 낮은 강도의 규칙적인 운동이 불안과 우울감이 있거나 스트레스가 높은 사람들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그러니 수능준비에 힘든 우리 학생들도 굳이 과격한 운동은 아니라도 학업 중간 틈틈이 낮은 강도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면, 시험 준비로 인한 스트레스, 불안과 우울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어, 학습 효과는 물론 정신 건강을 향상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DGIST 뇌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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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일 DGIST 뇌과학과 교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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