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레이더] 개인 채권투자시대

  •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채권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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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19   |  발행일 2022-09-20 제13면   |  수정 2022-09-20 07:24
[경제레이더] 개인 채권투자시대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채권애널리스트.

과거 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채권시장의 장벽이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9월까지 장외 채권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채권 13조원치를 순매수했다. 작년 한 해 개인 투자자 채권 순매수 금액(4조 5천억원 )의 2배가 넘는 규모다.

미국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금리 인상 기조가 장기화되며 국내외 주식시장은 높은 변동성과 약세장을 보였다. 이에 투자자들의 관심은 과거에 비해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채권으로 빠르게 옮겨갔다.

주요 증권사들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1천원 단위 거래가 가능해졌고, 투자자 수요가 크게 늘어나며 자산운용사들의 ETF 상품도 크게 늘어났다. 최근 모 증권사에서 판매한 연 4%대 특판채권은 출시 후 27분만에 매진되는 이례적인 현상도 나타났다.

개인들이 채권투자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채권투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캐리수익률(이자소득)이다. 올해 3월부터 연준은 고인플레이션 현상에 대응해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돌입했다. 연초 0.25%였던 연준의 기준금리는 현재 2.50%대까지 상승했고, 연말 기준으로 4%를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은행은 2021년 8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했고, 현재 2.50%까지 금리를 인상했다. 올해 연말 기준 3%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채권 중에서도 가장 리스크가 낮은 국고채 금리도 3년물 기준 3%대 후반까지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향후 기준금리를 몇 차례 더 인상하더라도 상당 부분 선반영 되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만기 보유 관점에서 현재 이자율은 매우 매력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두 번째는 매매차익이다. 채권은 주식와 다르게 미래 현금흐름인 이자가 고정돼 있는 상품이다. 즉 채권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수개월 동안 계속된 금리 인상으로 채권가격이 낮아질 만큼 낮아졌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이전 저금리·저물가 시대에 상대적으로 매우 비싸게 발생됐던 채권이 현재 시장에선 매우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런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면 '매매차익'와 '이자소득'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채권 투자로 얻은 이익 중 가격변동에 의한 시세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이나, 이자소득에 대해선 15.4%의 이자소득세가 부과된다. 따라서 현재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채권은 우량 등급임에도 금리가 높아진 채권이거나 절세목적의 기존 발행물 중 쿠폰금리가 낮은 채권일 것이다.

물론 채권투자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해당 채권의 신용등급, 선순위·후순위 여부, 유동성 등 다양한 고려요인을 살펴봐야 한다. 채무자의 부도가 발생할 경우 후순위 등 상황에 따라 원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채권은 주식처럼 호가가 다양하게 형성돼 있지 않아 원하는 시기와 가격에 팔지 못할 수도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 시기에 안정적인 투자 대안으로 채권투자가 필요한 시기임은 맞다. 다만 단순히 고수익률에 주목하기 보다는 투자성향에 따라 회사채는 신용등급, 유동성 등의 변수를, 국고채는 만기에 따라 분산투자를 하면 이전대비 안정적으로 우수한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0% 안전한 투자자산은 없다. 모처럼 찾아온 고금리 시기에 정확한 투자기법으로 채권에 투자하면 안정적 고정 수익률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채권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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