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특산물 수출액 1천억 '눈앞'…해외서도 고품질 인정받아

  • 김일우 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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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1   |  발행일 2022-09-21 제22면   |  수정 2022-09-21 07:48
[상주, 삼백의 고장에서 스마트팜 도시로 .8] 농특산물 수출 선도도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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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시 사벌국면 덕가리에 위치한 참배수출단지 앞마당에서 직원이 지게차로 수출용 배 상자를 트레일러에 옮기고 있다.

경북 상주는 농특산물 수출 선도 도시다. 상주의 농특산물 수출액은 경북 전체의 12%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해마다 수출액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 '수출액 1천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상주 농특산물은 세계 각국에 고품질 상품으로 인식돼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 수출량에 비해 수출액이 급성장하는 농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이뤄내고 있는 것이다. '상주, 삼백의 고장에서 스마트팜 도시로' 8편에서는 상주시의 농특산품 수출 현황과 노력에 대해 다룬다.

작년 4646t수출…경북지역 내 1위
농식품부 지정 등 전문수출단지 21곳
배·포도·토마토·곶감 등 품목도 다양

자연환경·숙련된 기술로 상품질 우수
市, 해외 주요국 홍보관 운영 성과도
4년연속 道 수출정책 평가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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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 참배수출단지 회장이 해외로 수출되는 배를 가리키며 상주 배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상주의 농특산물 전문수출단지

지난 16일 경북 상주시 사벌국면 덕가리에 있는 참배수출단지 앞마당. 지게차가 'PREMIUM KOREAN PEAR'라고 적힌 15㎏짜리 종이 상자를 가득 실어 트레일러로 연신 날랐다. 트레일러는 금세 배가 든 상자로 가득 채워졌다. 모두 1천80상자, 무게만 16.2t에 달한다. 금액으로는 4천만원어치다.

"트레일러에 실린 배는 항구를 통해 베트남으로 수출됩니다. 저희는 수출업체, 해외 바이어와 신뢰가 잘 구축돼 있어요. 내일모레에는 인도네시아로 갈 배가 선적될 예정입니다." 이정원(67) 참배수출단지 회장이 웃으며 말했다. 이 회장은 농림축산식품부 지정을 받아 2006년부터 배와 포도 전문수출단지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사벌국면에서 배농사 6㏊(1만8천평)와 쌀농사 2㏊(6천평)를 짓는 대농(大農)이기도 하다. 상주에서 나온 만풍이라는 배 품종을 최근 '청배'라는 브랜드로 만들어 해외에 수출도 한다.

참배수출단지 건물 안에는 '참배수출단지'라고 적힌 플라스틱 상자가 가득했다. 15단 이상, 5m 이상 높이로 쌓여 있다. 상자에는 갓 들어온 배로 빼곡했고, 생산 날짜와 농민 이름이 붙어있다. 건물 한쪽에는 '경축 참배수출단지 대통령상 수상'이라고 적힌 펼침막이 눈길을 끈다.

"상주 배니까 잘 팔리죠. 상주는 지형과 풍토가 좋아요. 낙동강 옆 기름진 옥토에서 재배되고 국토 중간에 위치해 있어 자연 재해도 없습니다. 이번 태풍에도 상주는 큰 피해를 보지 않았어요." 상주 배를 살펴보던 이 회장은 흡족해하며 설명했다.

참배수출단지 건물 내부에는 선별장이 따로 마련돼 있다. 당도측정기부터 포장기, 저울, 에어세척기 등 선별장에 필요한 시설을 모두 갖췄다. 농민들이 납품한 배는 선별장에서 세척→선별→포장 과정을 거쳐 해외로 수출된다. 선별장 곳곳에는 'Premium Korean Pears' 'Sweet & Fresh Korean Pears', 'Korean Jumbo Pears' 등이 적힌 배 포장 상자가 가득 쌓여있다. "이건 호주로 가는 거예요. 코스트코에서 팔리죠." 'FRESH PEAR For Austrailia'라고 적힌 포장 상자를 가리키며 이 회장이 말했다.

선별장 반대편에는 저온저장고가 여러 개 자리한다. 저온저장고를 열자 배가 든 상자가 한가득이다. "여기 보관된 배는 인도네시아에 가는 거고, 저기 보관된 배는 호주로 가는 거예요. 이렇게 보관해야 배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어요"라며 이 회장이 상주 배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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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상주 외서농협유통센터에서 열린 상주 배 수출 선적식에서 참석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농특산물 수출액 1천억원 눈앞

상주는 농특산물 수출이 경북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다. 좀처럼 '수출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상주의 농특산품 수출량은 2015년 3천832t에서 지난해 4천646t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205억원에서 870억원으로 4배 이상 껑충 뛰었다. 수출량보다 수출액이 훨씬 가파르게 성장했다는 것은 그만큼 해외에서 상주 농특산물이 고품질의 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상주에서는 모두 27개 품목, 4천646t·870억원어치의 농특산물이 수출됐다. 수출량으로는 배가 2천727t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포도 1천5t, 토마토 261t, 선인장 63t, 곶감 41t, 복숭아 13t 등의 순이다. 수출액은 포도가 206억원으로 배(105억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토마토(12억5천만원)와 선인장(11억원)도 10억원 이상을 기록했고 곶감(7억5천만원), 복숭아(1억2천만원)가 뒤를 이었다.

상주 농특산물이 수출된 나라는 30개 국가에 달한다. 수출량으로만 보면 대만 1천367t, 미국 1천146t, 베트남 586t, 중국 446t, 홍콩 229t 등 순이다. 반면 수출액으로는 중국이 500억원으로 압도적이다. 이어 미국 58억원, 베트남 54억원, 대만 45억원, 홍콩 3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주에서는 농특산물 전문수출단지만 21곳이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한 단지만 11곳이다. 나머지 10곳은 경북도 지정 단지와 예비단지로 구성돼 있다.

농특산물 중에서는 배(8곳)와 포도(7곳) 전문수출단지가 가장 많다. 복숭아, 사과, 화훼, 토마토, 선인장, 쌀 전문수출단지도 각각 1개씩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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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에 위치한 상주시 농특산품 해외 홍보관에서 외국인 직원이 상주 농특산물을 홍보하고 있다. <상주시 제공>

상주가 농특산물 수출 거점으로 우뚝 선 것은 농업에 유리한 자연환경과 농민들의 숙련된 재배 기술 덕분이다. 백두대간이 상주 북서쪽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일교차가 크고 자연재해가 적다. 더욱이 상주 동쪽은 낙동강이 비옥한 평야지대를 만들어 일찍이 농경이 발달했고, 재배 기술도 함께 발전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상주 농특산물이 최고로 인정받게 된 배경이다.

농특산물 수출 확대를 위한 상주시의 노력도 빛을 발했다. 상주시는 2017년부터 해외 주요 도시에 지역 농특산물 해외 홍보관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재 독일(2곳)을 비롯해 태국(3곳), 홍콩(3곳), 뉴질랜드(3곳), 대만(1곳) 5개국에 12곳의 홍보관을 운영 중이다.

상주시는 신선농산물 수출을 위한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만 농가와 단체, 수출업체 80곳에 모두 4억원을 지원했다. 농가·단체 41곳은 2억5천만원, 수출업체 39곳은 1억5천만원의 혜택을 받았다.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상주는 농특산물 수출 선도 지역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에도 경북도 농식품 수출정책 우수 시·군 평가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2018년 이후 4년째 대상을 거머쥐었다.

상주시가 이 평가에서 최고 자리를 놓치지 않는 것은 상주의 농특산물 수출액이 매년 크게 늘고 있어서다. 또 해외 홍보관 운영과 해외시장 개척 노력 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한 농민과 전문수출단지, 상주시의 행정적 지원이 삼박자를 이룬 결과다.

이종진 상주시 경제산업국 유통마케팅 과장은 "농특산물 해외 홍보관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상주가 여러 시기마다 다양한 농산물이 나오는 '농산물 백화점'이기 때문"이라며 "상주는 비옥한 토지와 자연재해가 없는 환경에서 최고 품질의 농특산물이 생산되는 데다 2000년대 초반부터 양보다 질을 중시해 왔던 만큼 해외에서도 프리미엄급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사진=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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