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으로 행복한 영양 .4] 고추와 대표작물 양대산맥 '사과'…해발 1219m 일월산이 키운 사과…베어 무는 순간 '아삭한 꿀맛' 가득

  • 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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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06   |  발행일 2022-10-06 제11면   |  수정 2022-10-06 07:02
경북서 해발고도 가장 높은 산간 내륙
온난화로 90년대이후 사과재배 최적화
725농가 577㏊ 8848t 생산…고추의 ⅓
郡농기센터 '사과대학' 핵심기술 전수
산풀퇴비활용 유기·친환경농법 재배
전국으뜸농산물 품평회 大賞 영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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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양군의 한 과수원에서 농민이 탐스럽게 익은 사과를 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한 영양에서 자란 사과는 껍질이 얇고 과즙이 많아 맛과 향이 뛰어나다.

영양의 주요 특산물을 꼽으라면 사과를 빼놓을 수 없다. 1990년대 이후 재배 규모가 점차 늘어나 지금은 영양의 대표 작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영양은 기후 조건과 지리적 환경이 사과 재배에 최적화돼 있어 고품질의 사과가 난다. 껍질이 얇고 조직이 치밀한 데다 과즙이 많고 맛과 향까지 뛰어나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사과로 인정받고 있다. 지역 농가에 안정적인 소득을 가져다주는 효자 작물이 바로 사과인 셈이다. '농업으로 행복한 영양' 4편에서는 고추와 함께 양대 특산품으로 꼽히는 영양 사과를 소개한다.

영양사과-1
청정지역에서 자라 모양이 좋고 색깔이 선명한 영양사과.

◆영양의 '효자 작물'로 거듭난 사과

영양은 조선 후기부터 고추와 담배 산지로 유명했다. 산간 내륙분지인 영양은 비가 잘 내리지 않아 고추와 담뱃잎이 잘 마르고 보관하기도 좋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부터는 고추와 담배 외에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특히 사과 재배면적이 크게 늘었다. 온난화의 영향으로 사과를 키우기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되면서다.

시나브로 사과는 고추와 함께 영양을 대표하는 양대 특산품으로 자리 잡았다. 고추에 이어 농가에 가장 많은 소득을 가져다주는 효자 작물이 된 것. 지난해 기준 영양 사과의 재배면적은 577㏊, 재배농가는 725가구에 이른다. 생산량과 생산액은 각각 8천848t, 234억7천600만원을 기록했다. 고추 재배면적(1천459㏊)과 농가 수(2천138가구), 생산액(822억4천만원)의 1/3 수준까지 성장한 것.

영양은 사과 재배에 적당한 지리적 조건과 기후 환경을 갖추고 있다. 경북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산간 지역에 위치해 공기가 맑고, 물도 깨끗하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해 당도가 높고 저장성이 좋은 사과가 생산된다.

영양 사과는 지역에서 가장 높은 일월산(해발 1천219m) 자락에서 산풀퇴비를 활용한 유기농법과 제초제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농법으로 재배된다. 주요 품종은 부사와 홍로·아오리 등이다. 아오리를 부사와 함께 키우면 벌이 두 품종의 서로 다른 성분을 옮겨줘 사과 맛이 좋아진다고 한다.

이렇게 생산된 영양 사과는 다른 지역 사과보다 당도는 물론 맛과 향이 뛰어나다. 과피가 얇고 조직이 치밀해 과즙이 많은 데다 과고(꼭지와 배꼽 사이의 길이)가 높아 모양도 좋다. 아삭아삭 씹는 맛이 인상적인 영양 사과는 2006년 전국으뜸농산물 품평회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도매시장에서도 품질을 인정받아 높은 수매가격이 매겨진다. 현재 영양 사과는 영양참사과, 예실찬 등의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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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군농업기술센터 전지작업 현장교육 참가자들이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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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에서 농민들이 수확한 사과를 크기별로 정리하고 있다.

◆사과 연구모임 지원부터 기술 전수까지

고품질의 사과를 재배하기 위한 영양 농업인의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영양군도 기술 교육과 다양한 지원사업 등을 통해 사과 재배 농가를 적극 돕고 있다.

그 중심에는 영양군농업기술센터가 있다. 영양군농업기술센터는 사과재배 농업인들의 재배 기술 향상을 위해 매년 세미나를 열고 농업인대학에서 △사과반 교육 △초보자 멘토링 교육 △사과연구모임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농업인대학 운영 과정에서 사과대학을 운영하며 과원 조성, 수형만들기, 생육 및 결실, 수확, 저장에 이르는 핵심기술을 전수한다.

과수특작 농촌지도사업도 사과 재배농가를 위한 주요 지원 프로그램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과수서리피해방지시설 보급'과 '과수저온저장고 가습기 보급'이다. 매년 개화기 이상기후로 냉해 서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과 재배농가에 열방상팬을 보급하고, 저온저장고 내 자동 습도조절 장치·초음파가습기를 설치해 탈수에 의한 감모율(과실 내 수분 증발로 중량이 떨어지는 비율)을 감소시키는 등 농가의 고품질 사과 생산을 돕고 있다.

영양군농업기술센터는 전문농업인 육성을 위한 자율학습조직체도 운영 중이다. 또 정보화농업인 육성 사업을 통해 인터넷·모바일·스마트스토어팜을 활용한 온라인 직거래 활성화 교육도 병행하며, 우수 사과 작목반을 선정해 핵심기술 컨설팅도 해준다.

특히 센터에서는 각종 병충해 방지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3월 사과·배 재배농가를 대상으로 과수화상병 예방을 위해 3회차분의 과수화상병 방제 약제를 공급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월 농업기술센터 대회의실에서 2022년도 과수화상병 방제 약제 선정을 위한 영양군 병해충 예찰·방제협의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영양군은 자연재해 등 어려움에 처한 농민을 구제하기 위한 정책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0년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으로 사과 재배농가가 큰 피해를 봤을 때였다. 당시 영양에서는 대구경북능금농협에서 저품위 사과 시장격리 수매를 했는데 단기간에 수매물량이 몰려 농가에 보관 중인 수매대기 사과가 부패하는 문제가 생겼다. 이에 영양군은 추가로 남영양농협과 협의해 낙과사과 긴급수매에 나섰다. 당시 낙과사과 수매단가는 20㎏ 상자당 8천원이었는데 영양군이 5천원, 수매기관에서 3천원을 부담했다.

◆경북지역 사과주산지 연대 중심에

"△농업인구의 노령화로 인한 저생산성 △신선 과일 수입에 따른 사과소비 감소 △온난화로 인한 재배환경 불리 △재배지 북상 등 사과산업의 문제점 해결을 위해 미래형 과원체계인 2축형, 다축형 사과원 재배시설을 적극 지원하고 이와 더불어 새로운 소비시장 개척, 해외 수출확대, 트렌드변화에 맞는 가공식품 개발 등 사과산업의 활로를 찾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합니다."

7월8일 경북 영양군 석보면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 홍도관에서 '경북도 사과주산지 시장·군수협의회' 실무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경북도 사과주산지 시장·군수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오도창 영양군수는 참석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경북도 사과주산지 시장·군수협의회는 사과 재배면적이 300㏊ 이상인 경북의 15개 시·군이 참여하는 협의체다. 이들 지역의 사과재배 면적을 모두 합치면 2만2천383㏊에 이른다. 이는 전국 전체 사과재배면적의 65%에 달하는 규모다.

이날 회의는 오는 11월 개최 예정인 경북사과홍보행사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마련됐다. 경북 15개 시·군 담당 과장, 경북도 친환경농업과 직원, 대구경북능금농협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회의에서 올해 경북사과 홍보행사 추진 방안과 정부의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 가입추진에 따른 대응책 마련, 기후변화에 따른 과수 피해 대책, 사과산업 공동발전 방안 등을 함께 논의했다.

전국 최대 사과 생산지 경북 안에서의 '사과 연대'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영양과 청송은 지역 축제 때 서로를 방문해 주는 끈끈한 사이이기도 하다. 2019년 청송에서 청송사과축제가 열렸을 때 영양에서는 오도창 영양군수를 비롯해 공무원, 농업인 등 300여 명이 축제장을 찾았다. 앞서 청송에서도 그해 5월 영양에서 열린 영양산나물축제 때 300여 명이 축제에 참가했다.

글=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영양군 제공
공동기획 : 영양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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