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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야수 이재현(왼쪽)과 김현준. 〈삼성 라이온즈 제공〉 |
고졸 1년차 이재현 안정적 수비로 팬 매료…장타력 뽐내기도
박해민 지워낸 김현준 21경기 연속안타…이승엽기록 넘어서
두 선수 모두 신인왕 후보…라팍, 팀 부진에도 관중 순위 3위
박해민 지워낸 김현준 21경기 연속안타…이승엽기록 넘어서
두 선수 모두 신인왕 후보…라팍, 팀 부진에도 관중 순위 3위
삼성 라이온즈 신인 선수들이 올해 보여준 활약과 잠재력은 내년 시즌 반등을 기대케 한다.
삼성은 올 시즌 베테랑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 탓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시즌 전반기 막판 '구단 첫 13연패'를 기록하는 등 팀 전체가 침체기에 빠지며 리그 9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시즌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치고 가을야구에까지 진출한 것과 대비돼 팬들을 더 안타깝게 했다.
그러나 팀이 무너지는 와중에도 팬들은 삼성을 버리지 않았다. 3년 만에 찾은 제2 구장 포항야구장에서의 3연전이 압권이었다. 13연패의 충격이 채 가시기 전인 후반기 첫 홈 경기였는데도 날이 갈수록 관중 수는 늘었다. 7월26일 한화 이글스와의 시리즈 첫 경기는 5천431명이 방문했는데 이튿날 6천258명, 다음날엔 7천202명이 경기를 지켜봤다.
이후 삼성 사령탑이 박진만 감독 대행으로 교체됐고 팀 성적이 점차 회복되면서 삼성은 7위로 정규리그를 마칠 수 있었다. 관객들도 계속 응원을 보내며 꾸준히 경기장을 찾았다. 삼성의 시즌 최종전에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관중석 100% 매진을 달성하는 등 리그에서 셋째로 많은 67만4천452명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가득 메웠다.
관중은 신인 선수들의 활약에 열광했다. 팀 성적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어린 선수들이 분투하는 모습에 찬사를 보냈다.
신인 내야수 이재현의 등장은 혜성과도 같았다. 팀 사정상 시즌 개막전부터 3루수로 나서야만 했는데, 고졸 1년 차의 어린 선수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차분하고 안정적인 수비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게다가 3루수는 그의 주 포지션이 아니었다. 3루수로 뛸 땐 타격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가장 자신 있는 유격수로 옮겨간 뒤부턴 출중한 장타력을 뽐냈다.
김현준이야말로 삼성엔 보물 같은 선수다. 9시즌 동안 삼성 주전 중견수로 활약한 박해민이 FA(자유계약)로 LG 트윈스에 이적한 뒤 비어버린 센터 외야를 빈틈없이 채워준 게 바로 김현준이다. 그는 이번 시즌 1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363타수 100안타) 45볼넷 22타점 57득점을 챙겼다. 팀 13연패 기간 중엔 '삼성 레전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을 뛰어넘어 만 19세 이하 최초의 '21경기 연속 안타'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런 활약을 인정받아 두 선수는 시즌 '신인왕' 후보에도 올랐다. KBO는 지난 14일 이재현과 김현준을 포함해 12명의 신인왕 후보를 발표하고, 16일까지 투표를 진행했다. 결과는 내달 17일 열리는 2022 KBO 시상식에서 개표 후 발표할 예정이다.
두 선수 외에도 김영웅과 조민성 등 야수 유망주들도 선의의 경쟁 구도를 만들어내면서 내년 시즌 삼성이 '화수분 야구'를 선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투수조에선 좌완 이승현과 김윤수, 박주혁이 잠재력을 보여줄 기회를 찾고 있다.
올 시즌을 마치며 삼성은 김승현, 이수민, 김성표 등 8명을 방출했다. 시즌 중 최영진, 권정웅, 임대한을 내보낸 것까지 합하면 모두 11명을 정리했다. 오랜 기간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한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나면서 삼성은 본격적인 리빌딩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이 내년 시즌 준비 기간 신구 조화를 이뤄내는 리빌딩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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