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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서버 복구가 늦어지자 시민들이 새로운 메신저로 발길을 돌린 가운데, 네이버의 메신저 라인이 16일 애플앱스토어 무료 앱 인기차트 1위에 올랐다. 애플앱스토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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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카카오톡 서버 복구가 늦어지자 시민들이 새로운 메신저를 찾고 있다. 네이버 카페 캡처 |
지난 15일 오후 3시30분쯤부터 카카오톡과 포털사이트 '다음'을 비롯한 카카오 연동 서비스들이 일제히 멈췄다. 이에 카카오톡 메신저 송·수신부터 카카오맵·택시·페이지·다음카페·티스토리 등 연계 서비스 접속이 먹통이 됐다.
이날 먹통 사태는 같은 시각 경기 성남 판교에 위치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시작됐다. 데이터센터는 네이버, 카카오, SK통신사가 데이터를 관리하는 시설로, 화재로 인해 3만2천대의 전원 서버 공급이 차단되며 카카오와 네이버 일부 서비스가 중단됐다.
카카오에 따르면, 올 초 기준 카카오톡의 국내 월간활성사용자(MAU) 수는 4천743만명다. 이는 우리나라 총인구(5천178만명)의 91.5%에 해당된다.
16일 오후 5시까지도 카카오톡 텍스트 메시지 송·수신을 제외한 서버는 여전히 복구 중이다. 카카오 측은 "서버 손실량이 워낙 크다. 카카오톡 서비스가 완전히 복귀되기까지 얼마나 더 걸릴지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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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등에서 15일 오후부터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장애가 장기화하면서 불편이 이어지는 가운데 16일 오후 경기 과천의 한 카카오T 주차장 무인정산기에 시스템 장애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
대체 메신저로 가장 많이 활용된 어플리케이션(앱)은 네이버의 '라인'이다. 라인은 16일 애플앱스토어 무료 앱 인기차트 1위에 올랐으며, 흔적 없는 메신저로 유명한 '텔레그램'도 8위에 등극했다. 네이버는 서버 장애가 지속된 지난 15일 저녁 모바일 앱 화면에 라인을 홍보하는 배너를 띄우기도 했다.
라인을 설치했다는 A씨(30)는 "카톡 서버 복구가 너무 늦어져서 오늘 아침에 라인을 설치했다"며 "카톡을 아예 안 쓸 생각은 아니지만 카카오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건 사실"이라고 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카카오 '과 의존' 현상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직장인 정모(36·대구 수성구)씨는 "카카오톡은 메신저의 기능을 넘어 너무 복잡해 졌다. 프로필을 바꾸거나 생일이면 알림이 뜨는 데 사생활을 지키고 싶은 직장인으로선 이런 기능들이 부담스럽다"며 "이참에 다른 간소화된 메신저로 메신저를 갈아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실제 새로운 메신저가 카카오톡을 대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카카오톡은 다른 메신저와 달리 '간편 로그인 연동 서비스'나 '모바일·PC 연동' 등을 통해 편의성을 높이며 시민들의 유출을 막아왔기 때문이다.
이에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네이버는 독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서버 복구가 빨랐지만 카카오는 SK C&C에 서버 의존도가 높아 복구가 느리다"며 "시장의 반응을 예측할 수 없지만 카카오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 같다. 또 다시 먹통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얼마나 투자할 수 있을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이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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