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금리도 7% 돌파 …잠 못드는 청년세입자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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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23 17:55  |  수정 2022-10-23 17:55  |  발행일 2022-10-24
월세 전환까지 고려해야

지속된 금리 인상으로 주요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가 7%대에 진입했다.

한국은행이 다음 달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돼 연내 대출금리가 8%에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주택금융공사 보증, 신규코픽스 6개월 연동 기준)는 지난 22일 기준 연 4.540∼7.057%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말(연 4.260∼6.565%)과 비교하면 20일 만에 하단 0.280%포인트, 상단 0.492%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6개월 연동 기준)도 현재 연 5.09∼7.308%로, 9월 말(연 4.510∼6.813%)보다 상·하단이 각각 0.495%포인트, 0.580%포인트 높아졌다.

변동금리 지표금리인 코픽스 금리가 이달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0.44%포인트 오른 영향이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 역시 연 5.210∼7.621%로 상·하단이 0.480%포인트씩 올랐다.

문제는 대출 금리가 당분간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우선 지난 12일 한은의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영향을 반영한 10월 코픽스가 다음 달 발표되면 코픽스를 기준으로 삼는 변동금리 대출상품 금리가 크게 오를 전망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미국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대응해 11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

시장에선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가 3.50∼3.75%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 대출금리는 10월 ·11월 기준금리 인상분이 반영되면 올 연말 8%를 넘어설 전망이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8%대에 진입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때가 가장 최근이다.

집값 급등세 여파로 전세보증금도 크게 오른 상태에서 전세대출 금리까지 가파르게 오르면서 세입자 고통은 가중될 것으로 점쳐진다. 전세대출은 대부분 변동금리형이라 금리 상승에 취약하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은행권 변동금리형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151조5천억원으로, 전체 162조원의 93.5%에 달했다. 전세대출을 받은 차주 절반 이상이 20∼30대로 집계돼 청년층 상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전세대출 금리 급등 영향으로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사례도 늘어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전월세전환율은 5.8% 수준으로, 5억원짜리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경우 약 243만원을 월세로 내게 된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전월세전환율보다 낮으면 세입자 입장에서 대출을 받아 이자를 내는 것이 유리하지만, 금리가 치솟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월세 부담이 크더라도 집주인과 합의를 통해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전세대출 금리마저 빠르게 오르고 있어 원리금과 이자를 내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가 발생할 수 있다"며 "상환 능력에 따라 전세를 월세로 바꾸거나 집을 옮기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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