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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의료사협 반월마리아유의원 장은정 원장(오른쪽)이 업무 중 활짝 웃고 있다. |
'위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위드의료사협)이 창립 1년여 만에 대구 중구 남산동에 병원을 열었다.
위드의료사협은 지역 의료인과 주민이 의료기관을 개설·운영·이용하며 인권 중심의 진료와 사회적 약자에게 의지가 되는 의료모델을 목표로 지난해 창립했다.
지난 15일 조합원 초대 병원 개원식을 가진 위드의료사협의 '반월마리아유의원' 운영을 맡은 장은정 원장과 지난 26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위드의료사협과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2013년 처음으로 지금의 위드의료사협 이사장인 정민철 위드교회 목사님을 알게 됐다. 도움을 요청할 때면 무료진료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며 인연을 맺게 됐다."
▶반월마리아유의원이 위드의료사협 병원이 된 계기는?
"위드의료사협 병원이 되기 전 반마리아유의원은 개인병원이었고, 저는 페이닥터로 일하고 있었다. 마침 당시 원장이 저에게 병원 인수를 제안했고, 올해 2월 병원 인수 후 리모델링을 하던 중 정민철 이사장이 찾아와 위드의료사협 병원 건물의 땅 매입과 건축이 쉽지 않다며 위드의료사협 병원으로 운영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셨다. 이미 위드의료사협이 병원을 만드는 데 동참하고 있었고, 혼자서 이 병원을 꾸려나가는 것보다 공공병원으로 선한 일을 하는게 더 좋다고 생각해 제안을 받아들였다. 당연히 무료로 드린 것은 아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다.
"이 세상은 내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내 것은 없다. 또 그냥 이뤄지는 삶도 없다. 내 역할이 주어지면 그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나의 몫이란 생각으로 살아간다. 환자를 자유롭게 볼 수 있고 내가 밥을 굶지 않는 이상, 그 이상의 돈은 내게 중요하지 않다. 나만의 병원을 포기하는 건 오히려 쉬웠다."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
"1호 조합원 가입 환자 분이 기억에 남는다. 자가 면역질환을 앓고 있는데 서울에서 조직검사를 받고 많은 약을 복용하셨다. 우리 병원을 내원하면서 생활양식과 스트레스 원인을 알게 됐고, 강한 의지와 기존 생활 방식을 확 바꾸면서 자가면역질환을 극복하고 최근엔 고전무용을 배우러 대학도 다니신다. 암을 포함해 모든 치료의 해답은 헤쳐나가고자 하는 본인 자신에게 있다. 의학은 도와주고 급성으로 필요할 때 그 고비를 넘게 해준다. 기존병원에서 하는 기본검사는 하되 과한 진료는 하지 않는다. 환자에게 극복하려는 의지를 깨쳐주고 독려하고 지지해주는 역할이 중요하다."
▶공공병원 전환 후 의료현장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진료받는 조합원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조금 더 소외계층에 대해 신경을 써야겠다는 마음가짐과 병원 운영에 있어 혼자가 아닌 공동 운명체 속에서 의료복지를 실천한다는 사명의식이 커졌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우리 병원은 본인의 컨디션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끔 생활 방식이라든지 마인드 컨트롤 할 수 있도록 약간의 도움을 주는 병원이다. 또, 언니, 동생, 누나, 친구처럼 와서 본인의 얘기를 좀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병원이다. 단, 예약하고 오셔야 한다."
글·사진=이명주 시민기자 imps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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