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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구미시 형곡동 한 거리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
경북 구미지역 경제계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을 일제히 환영(영남일보 10월28일자 3면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구미시 전역에 취임 축하 현수막이 100여개나 내걸려 눈길을 끌고 있다. 현수막에는 삼성의 발전으로 구미경제가 다시 살아나길 바라는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담겨있다.
2일 구미시에 따르면 현재 구미시 주요 거리에는 이 회장 취임 축하 현수막 141개가 걸려있다. 양포동이 16개로 가장 많고, 삼성전자 구미2사업장이 위치한 임수동에도 13개가 걸려있는 등 25개 읍면동 곳곳에 현수막이 걸려있다.
현수막을 내건 이들은 새마을회·바르게살기협의회·이통장협의회·체육회 등 사회봉사단체부터 구미상공회의소·구미산단경영자협의회·소상공인연합회 등 경제단체까지 다양하다. 현수막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또는 '구미시는 삼성전자를 응원합니다' 같은 문구가 적혀있다. 구미시 관계자는 "각종 단체들이 회비를 이용해 자발적으로 현수막을 달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민들이 취임 축하 현수막을 내건 이유는 삼성과 구미의 오랜 인연 때문이다. 1980년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삼성전자는 팩스·키폰 등을 생산하다가 1988년 국내 최초로 휴대전화를 시장에 선보였다. 1994년 10월부터는 우리에게 친숙한 '애니콜' 휴대전화를 생산했다. 1995년 애니콜 불량률이 11.8%까지 치솟으면서 휴대폰 15만대를 불에 태우는 '애니콜 화형식'이 벌어진 곳도 바로 구미다. 이후 삼성전자는 글로벌 1등 기업으로 거듭났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국내 유일 삼성 스마트폰 생산기지로 현재 8천200여명에 달하는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납부하는 연간 지방소득세는 지난해 구미시 지방세 수입의 약 22%를 차지할 정도로 지방세수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직원들의 회식이 없으면 인근 상가들의 매출이 급감하는 등 구미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이 취임 후 첫 행보로 광주 협력업체를 방문해 '상생협력'을 강조하자 구미지역 삼성 협력업체들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에 따르면 국내 삼성 1차 협력사는 700여 곳에 달하고 협력회사 직원 수는 37만명, 거래 규모는 연간 31조원에 육박한다. 현재 구미에는 삼성전자·삼성SDI·삼성 메디슨 등 삼성 계열사 3곳이 있다. 1차 협력사를 비롯해 2·3차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수백 곳의 협력업체가 있으며, 종사자 수도 수만 명에 달한다.
삼성전자 협력업체 관계자는 "구미는 삼성과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삼성이 지역사회에서 끼치는 영향력은 대단하다"며 "이재용 회장 취임을 계기로 삼성이 구미에 통 큰 투자를 해 구미경제가 다시 살아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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