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로 공연이 잇따라 취소 또는 연기된 가운데, 한 뮤지션의 SNS 글이 전국 각지의 예술인으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다.
싱어송라이터 '생각의 여름'은 지난달 31일 인스타그램에 "이번 주에 하기로 한 두 공연의 기획자들께서 공연을 진행할지 연기할지에 대하여 정중히 여쭈어 오셨다. 고민을 나눈 끝에 예정대로 진행키로 했다"라고 했다. 이어 "예나 지금이나 국가기관이 보기에는 예술 일이 유흥, 여흥의 동의어인가 보다"라며 "관에서 예술 관련 행사들(만)을 애도라는 이름으로 일괄적으로 닫는 것을 보고 주어진 연행을 더더욱 예정대로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공연을 진행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공연이 업(業)인 이들에게는 공연하지 않기뿐 아니라 공연하기도 애도의 방식일 수 있다"며 "하기로 했던 레퍼토리를 다시 생각하고 매만져본다. 무슨 이야기를 관객에게 할까 한 번 더 생각한다. 그것이 제가 선택한 방식이다. 모두가 동의할 필요는 없지만, 함부로 판단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구에선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국가 애도 기간 중 대구시 보조금을 받거나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의 지원사업으로 열리는 민간단체 공연에 대해서도 공연을 연기하거나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축제 성격이 짙은 행사나 공연에 대해 이러한 요청을 했다면 이해했겠지만, 그렇지 않은 공연에 대해서도 그런 요청이 왔다. 해외 출연진 등으로 인해 공연 취소가 쉽지 않다면, 공연 시작 전 이태원 압사 희생자에 대한 추모 묵념을 하거나 추모 분위기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역 예술단체는 보조금·지원금을 받는 입장이기에 시나 진흥원에서 이러한 요청이 온다면 눈치를 보며 취소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공연을 기획하는 단체 외에도 몇 개월간 작품을 기획·연습한 참여 단체와 예술인, 스태프에게는 이 또한 '일'이다. 취소된 공연들은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일정을 확보하긴 했지만, 공연이 집중되는 연말을 앞둔 시기에는 공연장 대관이 쉽지 않다. 물론 예술단체가 자체 판단해 공연을 취소한다면 그 또한 이들이 애도하는 방식이다.
서울에선 지난 1일 한국음악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베트남 문체부 등이 후원하는 제39회 대한민국국제음악제가 열렸다. 무대에 오른 베트남국립오케스트라는 추모곡으로 많이 연주되기도 하는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 중 '님로드'를 공연 시작 전 들려줬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싱어송라이터 '생각의 여름'은 지난달 31일 인스타그램에 "이번 주에 하기로 한 두 공연의 기획자들께서 공연을 진행할지 연기할지에 대하여 정중히 여쭈어 오셨다. 고민을 나눈 끝에 예정대로 진행키로 했다"라고 했다. 이어 "예나 지금이나 국가기관이 보기에는 예술 일이 유흥, 여흥의 동의어인가 보다"라며 "관에서 예술 관련 행사들(만)을 애도라는 이름으로 일괄적으로 닫는 것을 보고 주어진 연행을 더더욱 예정대로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공연을 진행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공연이 업(業)인 이들에게는 공연하지 않기뿐 아니라 공연하기도 애도의 방식일 수 있다"며 "하기로 했던 레퍼토리를 다시 생각하고 매만져본다. 무슨 이야기를 관객에게 할까 한 번 더 생각한다. 그것이 제가 선택한 방식이다. 모두가 동의할 필요는 없지만, 함부로 판단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구에선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국가 애도 기간 중 대구시 보조금을 받거나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의 지원사업으로 열리는 민간단체 공연에 대해서도 공연을 연기하거나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축제 성격이 짙은 행사나 공연에 대해 이러한 요청을 했다면 이해했겠지만, 그렇지 않은 공연에 대해서도 그런 요청이 왔다. 해외 출연진 등으로 인해 공연 취소가 쉽지 않다면, 공연 시작 전 이태원 압사 희생자에 대한 추모 묵념을 하거나 추모 분위기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역 예술단체는 보조금·지원금을 받는 입장이기에 시나 진흥원에서 이러한 요청이 온다면 눈치를 보며 취소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공연을 기획하는 단체 외에도 몇 개월간 작품을 기획·연습한 참여 단체와 예술인, 스태프에게는 이 또한 '일'이다. 취소된 공연들은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일정을 확보하긴 했지만, 공연이 집중되는 연말을 앞둔 시기에는 공연장 대관이 쉽지 않다. 물론 예술단체가 자체 판단해 공연을 취소한다면 그 또한 이들이 애도하는 방식이다.
서울에선 지난 1일 한국음악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베트남 문체부 등이 후원하는 제39회 대한민국국제음악제가 열렸다. 무대에 오른 베트남국립오케스트라는 추모곡으로 많이 연주되기도 하는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 중 '님로드'를 공연 시작 전 들려줬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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