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8% 시대 열리나…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오름세 이어질 듯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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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6 17:17  |  수정 2022-11-06 20:49  |  발행일 2022-11-07
대출금리 8% 시대 열리나…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오름세 이어질 듯
시중은행 대출금리 현황.



미국 연방준비제도가(연준) 예상보다 높은 금리 인상 의지를 밝히며 국내 기준금리도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뒤 "이제 금리 인상 속도보다는 최종 금리 수준(how high)과 지속 기간(how long)이 중요하며, 이전 예상보다 최종 금리 수준은 높아졌다"고 밝혔다.

네 차례나 연속된 자이언트 스텝 이후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서겠지만 인상 기조는 계속 이어간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4.50∼4.75% 수준이었던 미국 최종 금리 전망치도 5% 안팎으로 상향조정될 전망이다.

이처럼 미국의 최종 기준금리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기준금리 예상치도 당초보다 높아져 4%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역전 최대 격차가 1.50%포인트임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최종 금리는 3.75%~4.25% 사이로 형성될 것"이라며 "국내 자금 흐름 및 외환 시장도 변수지만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되면서 예금 금리와 함께 대출 금리도 인상될 예정이다.

현재 시중은행 대출 금리는 주택담보·전세·신용대출 등 종류에 상관없이 약 13년 만에 모두 7%를 넘어선 상태다. 지난 4일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는 각각 연 5.160∼7.646%, 5.350∼7.374% 수준이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6.100∼7.550%,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도 5.180∼7.395%로 이미 7%대 중반까지 뛰었다.

기준금리가 지금(3.00%)보다 최소 1%포인트 더 뛰면 내년 상반기 대출금리 상단도 8%대를 넘어 9%대까지 바라보게 된다.

기준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1%포인트 가까이 더 높아지고, 인상 기조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면 취약한 부분부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채권시장 중심으로 자금 경색이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다. 채권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좇으면서 감당할 여력이 없는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무산되고 있다.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최근 2∼3년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불어난 가계와 기업 신용(빚)도 불안요소 중 하나다.

한은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은 221.2%로 1분기(220.9%)보다 0.3%포인트 올라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제금융협회(IIF)가 올 2분기 기준 세계 35개 나라의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102.2%로 1위를 차지했다.

GDP 대비 한국 비금융 기업의 부채 비율(117.9%) 역시 홍콩(279.8%), 싱가포르(161.9%), 중국(157.1%)에 이어 4위로, 1년 새 6.2%포인트(111.7→117.9%)나 증가했다. 증가세는 7.3%포인트를 기록한 베트남(100.6%→107.9%)에 이어 2위다.

한은과 대한상공회의소의 분석자료를 보면,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한 번으로 가계와 기업의 이자는 각각 6조5천억원, 3조9천억원 늘어난다. 기준금리 인상 폭과 기간이 더 늘어날수록 가계·기업이 느낄 부담도 누적된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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