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구 수성구 한 병원에서 50대 남성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영남일보DB |
올 겨울 코로나19 7차 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방역당국이 백신 접종을 강력 권고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반응이 차갑다.
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6만2천273명으로, 지난 9월15일(7만1천444명) 이후 54일 만에 가장 많았다. 위중증 환자도 함께 높아져 이날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 수는 360명으로 닷째대 300명대를 기록하며 오름세를 보였다.
방역당국은 겨울철 7차 유행이 본격화되면 최대 20만명까지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을 대상으로 백신 추가 접종을 권고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추가 백신 접종률은 굉장히 낮은 수준이다.
8일 기준 인구 대비 백신 접종률은 1~2차는 87% 이상이지만 3차 접종은 65.6%, 4차 접종은 14.7%으로 크게 떨어졌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BA.1/BA.4~5)에 대응하는 개량백신(2가백신) 접종률은 2.5%에 그쳤고,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 접종률도 6.6%에 불과했다.
기초 접종을 완료한 대다수 시민들은 백신 접종에 대한 누적된 불신과 함께 추가 접종을 거부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직장인 이모(32·대구 달서구)씨는 "사실 백신이 짧은 시일 내 만들어졌기 때문에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부작용 사례도 너무 많고 오히려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이 코로나에 안 걸리는 모습을 보며 '백신 무용론'을 체감했다"며 "작년에도 방역패스 때문에 백신을 억지로 맞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인플루엔자(독감) 예방 접종률은 높은 편이다. 10월 4째 주 인플루엔자 외래환자 1천명당 환자 수는 9.3명으로, 전(前) 주(7.6명)보다 22.4% 증가해 올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접종률 또한 지난 3일 기준 어린이 51.6%(1회), 임산부 35.3%, 고령층 72.2%로 높다.
부부가 함께 독감 예방접종을 했다는 김모(63·대구 동구)씨는 "뉴스에서 독감 면역력이 낮아졌다고 하기에 독감 예방접종을 했다"며 "코로나는 감염된 적이 있어서 덜 두렵다. 독감 주사는 매년 맞아서 거부감도 덜하고, 독감에 걸리는 게 더 힘들 것 같아 백신은 안 맞고 독감 주사만 맞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에 대한 '인식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송정흡 예방의학 전문의는 "국내 코로나19 우세종은 변이 바이러스인 BA.5이기에 겨울철 유행을 잘 넘기기 위해 개량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맞아도 걸린다'는 개념이 아니라 '안 맞으면 더 걸린다'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백신이 중증도를 낮춘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코로나'라는불씨가 접어들고 있는 때이기에 잔불 제거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9일 겨울철 코로나19 유행 전망과 방역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이자인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