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으로 행복한 영양 .12·(끝)] 외국인 근로자 운용 정책…"공무원이 직접 관리, 외국인 근로자 이탈 없는 비결이죠"

  • 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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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01 07:18  |  수정 2022-12-01 07:22  |  발행일 2022-12-01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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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군의 한 농가에서 베트남 출신 근로자들이 상추를 수확하고 있다. 영양은 베트남 화방군, 필리핀 딸락시와 농업인력 파견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농번기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내 농촌 고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농업 종사자 열 명 중 네 명이 65세 이상 고령층이다. 1970년 전체의 4.9%에 머물던 65세 이상 농가인구 비율이 2020년 42.4%로 8배 이상 급증했다. 전체 농가인구는 자꾸 줄어드는데 젊은 층의 유입은 거의 제자리 수준이다. 부족한 일손은 농기계와 외국인 근로자가 메우고 있다. 대한민국 농촌은 이제 외국인 근로자의 도움 없이는 지속 불가능한 상황에 놓여있다. 이에 경북 영양은 보다 적극적으로 외국인 근로자 운용 정책을 펴고 있다. 법무부의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과 결혼이민자 가족을 활용한 각종 지원책을 통해 지역 농가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것이다. '농업으로 행복한 영양' 12편에서는 영양군의 외국인 근로자 활용방안과 앞으로의 정책을 소개한다.

법무부 계절근로자 프로그램
영양군 2017년부터 도입 시행
공무원 현장방문 등 사전 준비
중개인 없이 직접 모집·교육

다문화가족센터 등 지원받아
통역·문화적 갈등 극복 도움
결혼이민자 친척 초청 활용도
프로그램 설문서 90%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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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로 입국한 뒤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는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 적응 위해 각별한 노력 쏟아

"3개월간 고생하셨습니다. (영양)군에서도 틈틈이 현장을 방문하고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애썼는데 아쉬움은 없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이 출국하기 전에 작성한 설문지를 보고 더 나은 사업을 준비하겠으며, 내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난 11월6일 오도창 영양군수는 영양을 떠나는 외국인들을 배웅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들은 지난 8월11일 입국한 143명의 베트남 화방군 출신 계절근로자다. 가을철 농번기를 맞아 한국에 들어와 90일 동안 영양의 52곳 농가에서 일손을 도운 뒤 이날 다시 고국으로 돌아갔다.

이들이 영양에서 일한 것은 법무부의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은 2015년 법무부가 외국인의 불법체류를 방지하고 농번기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단기간 집중적으로 일손이 필요한 농어업 분야에서 합법적으로 최대 5개월 동안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영양군은 이 제도가 본격 확대 시행되던 2017년부터 참여했다.

영양군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부터 철저한 준비를 했다. 동남아 여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를 방문했고, 베트남 화방군과의 협의가 급물살을 탔다. 2016년 10월5일 영양군은 베트남 화방군과 농업인력 파견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같은 해 11월15일에는 베트남 화방군 인민의회장을 비롯한 화방군 관계자를 초청해 영양군 농업현장을 보여주고 군수 등 주요 인사와 간담회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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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번기에 맞춰 영양지역 농가에서 일하기 위해 입국한 베트남 근로자들이 영양군문화체육센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런 노력 끝에 영양군은 2017년부터 법무부의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후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번씩 베트남 계절근로자들이 영양에 들어와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도왔다. 계절근로자 수도 2017년 71명에서 2018년 162명, 2019년 256명 등 해마다 늘면서 지역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하지만 2020년과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베트남 계절근로자 입국이 중단됐다. 그러다가 올해부터 방한이 허용되면서 베트남 계절근로자 프로그램도 재개됐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베트남 화방군에서 영양에 일하러 온 외국인 계절근로자 수는 632명에 이른다. 눈여겨볼 것은 이 가운데 단 한 명의 이탈자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전국적으로도 찾기 힘든 모범적인 사례로, 중개인 개입 없이 영양군과 베트남 화방군의 담당 공무원이 외국인 계절근로자 모집·교육·입출국 관리 등을 직접 맡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영양군은 화방군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지역의 결혼이민자 가운데 통역원을 채용해 직접 소통했다.

또 영양에 들어온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적응을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추석이면 명절 음식과 베트남 음식을 전달하는 등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을 이웃이나 동료처럼 대했다. 상호 간 신뢰가 쌓인 영양군과 베트남 화방군은 2018년에는 더욱 돈독한 협력을 위해 자매결연까지 맺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국가·지역 다양화 추진

영양군은 오래전부터 지역 일손 부족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영양의 대표 작물인 고추는 생산 과정의 기계화가 어렵고, 수확기에 인력 수요가 갑자기 많아져 수급에 어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고심하던 영양군은 2011년 '영양 빛깔찬 일자리지원센터'를 건립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국내 대도시 인력을 일손 부족 농가에 공급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내국인이 농촌에서 일하는 것을 기피하는 데다 주로 고령 근로자 위주로 참여해 한계에 부딪혔다.

이에 영양군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2017년 법무부의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영양군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그램 운영이 어려워지자 지난해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 112명의 계절근로자를 급히 데려와 42개 농가에 보내기도 했다.

2019.06.14 베트남 음식 도시락 제공
오도창 영양군수가 지역 농가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도시락을 전달한 뒤 격려하고 있다.
영양군은 올해부터 결혼이민자 가족을 활용하는 방안도 도입했다.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결혼이민자의 4촌 이내 가족과 친척을 초청해 외국인 계절근로자로 일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영양군은 또 필리핀 딸락시와도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필리핀 출신 계절근로자도 확보했다.

올해 영양군에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을 통해 베트남 화방군에서 143명, 필리핀 딸락시에서 119명의 근로자가 들어왔다. 또 결혼이민자 가족 초청방식으로 23명의 근로자가 입국하는 등 285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지역 농가 98곳에서 일손을 도왔다. 경북에서 가장 큰 규모다.

특히 영양군은 외국인 근로자와 지역 농업인들이 언어와 문화 차이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통역 지원은 물론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는 중재에도 나선다. 그만큼 프로그램 만족도가 높다. 영양군 자체 설문조사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에 만족한다는 농가 비율이 전체의 90%에 육박한다.

영양군은 인력 공급 및 인건비 안정을 위해 앞으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운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농작업에 특화된 인력을 원활하게 확보하기 위해 출신 국가와 지역을 다양화할 생각이다.

영양군은 사업 참여 농가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하고 있다. 매년 설문 조사 및 평가를 통해 상호 간 재계약을 원할 경우 우선 배정하고, 평점이 높은 농가와 근로자에 대해서는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신 평점이 좋지 않으면 사업 제외 등 페널티를 부여하는 등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이 안정적으로 정착되도록 애쓰는 중이다.

남한진 영양군 유통지원과장은 "영양군은 앞으로도 외국인 계절근로자 선발 및 현지 교육 등에 직접 참여해 근로자 선발 인터뷰를 함께 진행하고 현지 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라며 "우리나라 문화와 영양군의 특성 등은 물론 지역 주요 농작업 방법과 일상생활의 기본적인 예의·기초 한국어 등을 교육하고, 영양지역 사업 신청 농가를 대상으로 한 교육과 설명·간담회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영양군
공동기획: 영양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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