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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대구 동구 옻골마을 동계정 마당에서 사람들이 은행열매를 줍고 있다. |
늦가을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떨어진 거리를 걷는 낭만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기도 한다. 곱게 물든 은행잎을 책갈피에 꽂아두는 일은 누구나 한 번쯤 가지고 있는 젊은 날의 추억이다. 노란 은행잎 잔뜩 달린 나무 아래 노란 은행잎 카펫을 밟고 지나는 모습은 '가을 은행나무'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다. 상상하는 그 모습 그대로 펼쳐진 곳 가을 색을 눈에 실컷 품고 돌아서면서 예쁜 은행잎 하나 소중히 주웠다.
지난가을 대구 동구 옻골마을 동계정 마당. 커다란 은행나무가 눈에 꽉 차게 들어왔다. 돌담 앞에 덩그러니 서 있는 은행나무는 동계정의 추억을 안고, 가을이면 어김없이 많은 열매를 남긴다. 나무 밑에는 열매를 따서 모아 놓은 것처럼 수북하게 열매가 깔려있다. 은행 열매를 줍는 사람들의 손길은 바쁘다. 맨손이나 일 장갑을 착용하고 은행 열매를 연신 바구니에 주워 담는다.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은행 열매를 줍다 보니 금방 바구니가 가득 찬다. 은행 열매는 외피를 제거하고 맛있는 요리나 간식으로 변신할 것이다.
은행 열매는 자란 환경에 따라 대접받기도 하고 골칫거리로 민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도심 가로수 은행 열매는 중금속 성분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면당했다. 열매를 줍는 사람이 사라지면서 인도에 떨어진 열매의 악취로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 지자체마다 은행 열매 악취로 인한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사진=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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