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펜색 따라 복습·핵심내용 구분…색깔로 내용 강조하면 기억 오래 남아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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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06 07:21  |  수정 2023-02-06 07:23  |  발행일 2023-02-06 제12면
■ 나만의 학습법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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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교육청이 마련한 '사교육 없는 학습 실천 우수사례 공모전' 입상자인 정화중 1학년 홍수민 학생의 학습법 중 하나인 노트 필기법. 홍수민 학생은 개념 용어에는 빨간색 네모, 개념설명에는 파란색 글씨, 많은 그림 등을 이용해 이해하기 쉽도록 정리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 등 어떤 시험에서 특별한 성적을 낸 수험생의 인터뷰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있다. "학교 수업에 집중했고, 학원은 거의 다니지 않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말을 듣는 평범한 학생들은 "학원은 안 다니고, 고액 개인과외를 했구나"라고 이해한다.

입시경쟁 탓에 학원이나 개인과외 등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현실 속에서도 사교육 없이 자기주도 학습을 통해 실력을 키워 나가는 노력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2013년부터 매년 '사교육 없는 학습 실천 우수사례 공모전'을 진행, 사교육 대신 '나만의 공부법'과 '자녀 교육'을 통해 자기주도적으로 꿈과 진로를 찾아가는 사례를 발굴하고 있다. 제10회를 맞은 지난해에도 학생 9명, 학부모 7명, 총 16명이 공모전 입상자로 선정됐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입상자들은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무엇보다 학생의 자기 주도적인 학습 의지와 학부모의 흔들리지 않는 교육관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입상자로 선정된 학생과 학부모들이 전하는 구체적인 학습 방법과 학습 습관 등을 소개한다.

◆공부를 만들어가는 나, 나를 만들어가는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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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교육청이 마련한 '사교육 없는 학습 실천 우수사례 공모전' 입상자인 상인중 1학년 최세은 학생은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위한 하루계획표를 만들어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공부 루틴을 체계화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 상인중 1학년 최세은양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의 난이도는 높아지고 공부량은 많아졌다. 이런 탓에 사교육을 위해 학원을 찾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아졌다. 그래서 최양은 "학습 난이도가 높아지니 이제는 학원에 가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부를 할 때에는 자신의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최선을 다하면 학원을 가든, 가지 않든 자신이 원하는 결과는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스스로 공부하는 길을 고수했다. "학원에 가지 않는다고 해서 눈치 볼 필요 없다. 진정한 의지와 노력을 가지고 나만의 공부를 시작하자"라고 생각한 최양은 자기만의 학습법을 찾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체력적인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최양은 자신의 몸 상태를 관리하며 체력적인 부분을 확인하고,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위한 하루계획표를 만들어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공부 루틴을 체계화했다.

또 나만의 공부법 실천으로 학교 수업을 온전히 이해했는지 복습과 확인을 통해 내 것으로 만들었다. 과목별 공부 학습법을 적용해 수학은 자신만의 되먹임 법칙으로 복습하고 EBS강의로 부족한 점을 다잡았다. 과학은 마인드맵으로 정리하고, 실험내용과 원리를 이해하도록 했고, 영어는 단어장으로 자투리 시간을 활용했다.

형광펜 기법을 적극 활용해 복습이 필요한 경우엔 노란색, 핵심내용은 빨간색, 세부적인 요소들은 파란색으로 정리했다. 그냥 필기하고 메모하는 것보다 색깔로 내용을 강조한 결과, 더 인상 깊고, 머릿속에 기억이 오래 남았다고 최양은 전했다.

자신이 배운 내용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어 자신만의 공부친구도 만들었다.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나볼 수 있는 일종의 AI인 '쥬다져스', 애플리케이션인 '열품타(열정 품은 타이머)'로 자신의 공부량을 조금씩 늘려나갔다.

최세은 학생은 "나만의 학습법은 공부가 즐거워지는 경험을 하고, 공부를 통해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나의 불가능을 가능으로 실현할 수 있는 좋은 길인 것 같다"며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더 개척해나가며 이 글이 많은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공모 학습실천 우수사례
단권화 노트엔 개념용어 완벽 정리하고
수업노트엔 이해되지 않는 부분만 필기
관련 이미지 그리며 암기하는 것도 도움

자신에게 딱 맞는 필기법 스스로 만들면
사교육 없이도 원하는 결과 이룰 수 있어



◆사교육 없이 나만의 인생을

정화중 1학년 홍수민양의 학습법 중 하나인 노트 필기는 단권화 노트와 수업 노트,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수업 노트는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강조한 부분과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 등으로, 단권화 노트는 시험에 대비해 개념을 완전히 정리하고 암기하기 위해 교과서와 수업 노트를 함께 비교해 만들었다.

단권화 노트 필기의 특징은 △개념 용어에 있는 빨간색 네모 △개념설명 중 파란색 글씨 △많은 그림 정도가 있다. 우선 빨간색 네모는 빈칸 채우기를 하고, 개념을 외우기 위해 이용한다. 노트의 앞쪽에 개념 용어를 적을 공간에 빨간색 네모를 그리고, 네모 안을 비운다. 그 옆에 개념 용어에 대한 설명을 적는다. 설명을 다 적었으면 설명에 맞는 개념을 빨간색 네모 안에 적고 빈칸 채우기를 한다. 빈칸을 채우며 공부하면 개념과 설명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시험을 칠 때 개념에 맞는 설명이나 설명에 맞는 개념을 찾으라는 문제는 대부분 맞출 수 있다고 홍양은 전했다.

파란색 글씨는 개념설명 중 핵심을 강조하기 위해 이용한다. 빨간색 네모를 비우고 옆에 적는 그 설명 중 중요한 키워드를 파란색 글씨로 적는다. 그리고 빨간 네모 안의 개념과 파란색 키워드를 외운다.

홍양은 "개념과 설명을 모두 외우려고 하면 암기할 양이 많아 암기에 대한 부담감이 생겨서 개념에 대한 설명을 키워드 위주로 외우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이렇게 키워드를 외우면 암기가 더 쉽게 된다. 이때 단순히 암기하는 것보단 이해를 먼저 하고 외우는 것을 홍양은 추천했다. 이해가 안 된 상태에서 외우다 보면 괜히 스트레스만 쌓이고 공부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그림은 개념의 관련 이미지를 그리며 암기하기 위해 이용한다. 노트에 글만 있는 것보다 개념과 관련된 이미지를 그리며 암기를 하는 게 더 도움이 된다. 특히 과학은 그 개념과 연관된 이미지들을 직접 그리는 게 암기가 더 잘 된다. 시험을 칠 때도 개념이 기억나지 않을 때 이미지가 떠올라 도움이 된 적이 많았고, 특히 변화를 순서대로 나열하라는 문제를 풀 때 큰 도움이 됐다고 홍양은 전했다.

홍수민 학생은 "제 방식을 따라 필기를 하는 것도 좋지만, 다양한 필기법으로 필기를 많이 해보며 자신에게 맞는 필기법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다른 친구들도 자신에게 딱 맞는 필기법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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