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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9일, 대구 달서구의 한 초등학교에 마련된 코로나19 확진·격리자 투표소의 모습. |
코로나19는 투표도 피해가지 않았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투표를 앞두고도 코로나19 상황은 좋지 않았다. 오미크론 변이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면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30만명을 넘어서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에게도 투표권은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권리였다. 더군다나 다른 선거도 아니고 대통령을 뽑는 선거. 투표일을 앞두고 코로나19에 확진되거나 격리가 된 이들은 자신의 '불운'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
외출조차 할 수 없던 확진·격리자에게 대통령 선거 투표를 위한 '특별 외출'이 허용됐다. 물론 외출 시간은 딱 투표를 할 정도의 시간만 가능했다.
확진·격리자는 일반 유권자가 퇴장한 이후인 오후 6시부터 7시30분 사이에 투표를 할 수 있었다.
확진·격리자 투표 시간이 다가오자 투표소는 긴장감이 흘렀다. 방호복을 입고 페이스실드를 쓴 투표 사무원들이 투표소에 배치돼 병원인지 투표소인지 헷갈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확진 및 격리 유권자의 투표도 비확진 유권자의 투표 모습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다만 일부 확진자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은지 마스크 너머로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당시 확진·격리자 투표가 치러지던 대구 달서구 한 초등학교 투표소의 모습이 한 장의 사진에 담겼다. 취재진도 방호복을 입고 멀찍이서 잠깐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사진은 그때의 서글펐던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투표소 앞에서 만난 한 60대 주민은 "평생 많은 투표를 해봤지만 이번 투표는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며 투표 소감을 전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코로나19 상황은 많이 안정됐다. 실내는 물론 실외에서도 반드시 쓰고 다녀야 했던 마스크도 이제 대부분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언젠가 코로나19가 종식되는 날이 오면 1년 전 대통령 선거 투표 모습은 '역사'로 남게 되지 않을까.
글·사진=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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