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우의 웹3.0과 밈코인] <9> 웹3의 새로운 바다를 지배할 검색포털은 누구인가

  • 박한우 영남대 교수
  • |
  • 입력 2023-03-11 11:44  |  수정 2024-01-04 17:31  |  발행일 2023-03-24 제21면
챗지피티(ChatGPT), 구글과 네이버 등 포털 위협
영어권 이미 선보인 웹3 검색포털도 도전적 환경
"웹3 플랫폼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기업, 자신의 역할 적극적으로 설정하지 못하면, 시장으로부터 언제든지 외면 받을 수 있어"
clip20230311113338
clip20230311113541

시사 뉴스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지난 몇 개월 동안에 챗지피티(ChatGPT)를 들어보았을 것임이 틀림없다. ChatGPT의 등장은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 대 바둑천재 이세돌의 대국을 저 멀리 추억으로 보낼 만큼 세상을 흔들고 있다.

더욱 뜨거운 이슈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자신이 운영하는 포털 서비스 빙(Bing, 2009년)에 ChatGPT 기능을 직접 구축하여 검색시장의 강자로 등장할지 여부이다.

정보의 바다 인터넷에서 홈페이지 주소를 직접 입력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검색포털에서 찾고 싶은 단어를 입력하여 해당 웹사이트를 방문한다. 그래서 검색엔진이 인터넷을 들어가는 현관문이라는 의미로 영어로 포털(portal)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해외에서는 야후(Yahoo)가 1994년에 서비스를 시작했고 구글(Google)은 1998년에 탄생했다. 구글보다 1년 전 1997년에 다음(Daum)이 나왔고, 네이버(Naver)는 1999년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글로벌 시장에서 구글은 야후보다, 국내시장에서 네이버는 다음보다 후발주자였지만 '구글'과 '네이버'라는 단어가 '검색'과 동의어가 될 만큼 거대한 기술기업인 소위 '빅테크'가 되었다.

사실 ChatGTP로 대변되는 새로운 인공지능 서비스만이 구글과 네이버를 위협하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의 바다에는 새로운 파도가 끝없이 밀려온다.

따라서 구글과 네이버가 익숙한 파도만을 처리하면서 우물쭈물하고 민첩하게 행동하지 않거나, 새로운 파도의 위협을 과소평가한다면 그들도 신생 검색포털에 자리를 뺏길 수밖에 없다.

2023년 하반기에 웹3 기반의 인터넷 파도가 본격적으로 몰려오면, 사람들이 정보를 찾는 방식이 영원히 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웹3 홈페이지의 규모는 미미하기 때문에 진지하게 대비할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30여 년 전에 하나둘씩 만들던 홈페이지가 단지 시작일 뿐이었지만,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의 거대한 정보 바다를 만들었다.

웹3 홈페이지를 쉽게 만드는 커넥터(connector) 애플리케이션이 나오면서, 새로운 환경에서 콘텐츠를 직관적으로 올리도록 도와주고 있다.

예컨대, 니미(Nimi, https://nimi.io/)는 자신의 웹3 프로필 페이지를 만들고 싶어 하는 누구나 간단한 절차로 홈페이지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한다. Nimi는 'ETH 암스테르담 2022'에서 해킹 프로젝트로 시작했다.
현재 웹3 콘텐츠 있는 모든 도메인 중 약 5%가 Nimi 페이지이며, 2022년 7월에 600개 이상의 새로운 Nimi 페이지를 설치했다고 한다.(https://bounties.gitcoin.co/grants/7117/nimieth)

영어권에는 이미 웹3 검색포털이 나왔다.(http://www.speaks.kr/news/articleView.html?idxno=1145)

구체적으로 말하면, 에스테로이드(https://esteroids.eth.limo/)와 알머닛(https://almonit.eth.link/#/)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더리움 대표 지갑인 메타마스크(https://home.metamask.io/)에 가면 웹3 홈페이지를 유형별로 분류하여 링크를 제공 중이다.

clip20230311113728


알머닛도 검색포털의 시초였던 야후와 유사하게 디렉터리(directory) 형태의 탐색기 모습을 띠고 있다. 에스테로이드는 신규, 인기, 갱신 등의 3개 메뉴를 통해서 웹3 사이트를 제시한다. 그런데 디렉터리 방식이 아니어서, 에스테로이드에 올라온 웹3 홈페이지의 수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3개 검색포털 모두 아직은 웹3 홈페이지 주소를 수집해서 주제와 콘텐츠를 분류하여 색인(indexing)을 통해 소위 '전화번호부'를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에스테로이드가 수록한 웹3 사이트가 가장 많고 그 뒤를 알머닛과 메타마스크 등이 뒤를 잇고 있다.

clip20230311113910


그렇지만 2022년 10월에 보도된 콘센시스(ConsenSys)의 발표에 따르면
(https://bitkan.com/learn/how-many-metamask-wallets-are-there-why-does-metamask-have-many-users-6016), 메타마스크는 이제 월간 활성 사용자가 3천만 명이 넘는다.

이 숫자는 메타마스크가 2021년 하반기에 그 전의 750만 명에서 2천100만 명의 사용자에 도달했을 때의 놀라움을 뒤로 하고, 42%의 증가를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신흥 웹3 경제에서 누가 핵심 플레이어로 성장할지 말하는 것은 성급하다.

영남대 사이버감성연구소와 디지털융합비즈니스대학원의 이정민 연구원 등이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에 게재한 최근 연구 'ENS 기반 탈중앙화 웹사이트 특징 및 주제 분석'에는 흥미로운 내용이 나온다.

ENS는 Ethereum Name Service의 약자로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웹3 홈페이지에 특화한 분산형 이름 지정 시스템이다.

웹1과 웹2의 인터넷 주소 서비스인 DNS(Domain Name System)와 비슷한 목표와 기능을 갖지만, 가장 큰 차이는 서버를 통해 중앙 집중 구조로 작동되는 DNS와 달리 ENS는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을 통해 분산적 구조로 작동된다.

따라서 '.eth'라는 ENS 최상위 도메인은 코인과 토큰의 거래 주소와 웹사이트 주소로 동시에 사용할 수도 있고 그 자체가 NFT로 거래되기도 가능하다.

clip20230311114039


2023년 3월 7일 현재, 통계 사이트에 따르면(https://www.nft-stats.com/collection/ens) ENS NFT는 최근 7 일 동안 1천853번 판매되었다.

ENS의 총 판매량은 미국 달러($) 기준 122만이였다. ENS NFT의 평균 가격은 $681.4였다. 63만8천160 ENS 소유자가 소유한 총 토큰의 수는 268만4천577개였다.

'.eth' 이름을 등록해서 소유하고자 한다면 이름의 길이에 따라 연간 요금에 차이가 난다. '.eth' 이름이 5자 이상인 경우 비용은 $5/년, 4글자인 경우는 $160/년, 3글자인 경우는 $640/년이다.

ENS 기반 590개 웹3 홈페이지를 분석한 이정민 등의 연구 결과를 보면, 가장 비싼 3자리 수 ENS를 사용한 홈페이지는 6개로 전체의 1%로 나타났고, 4자리 수는 22개로 4%인 것으로 나타났다.

clip20230311114322
clip20230103171632
박한우 영남대 교수


저렴한 5자리 이상인 ENS는 562개, 95%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3자리 ENS를 사용하는 웹3 사이트를 살펴보면, 세계적으로 가장 큰 NFT 마켓인 오픈씨(OpenSea)가 운영하는 http://sea.eth이 눈에 띄었다. 웹3 전용 브라우저인 브레이브(https://brave.com)를 통해서 이 ENS 주소를 접속하면 기존 DNS 홈페이지(https://opensea.io/)로 방문자를 이동시켜 주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웹3 홈페이지를 통해서 코인과 토큰 같은 디지털 자산과 NFT 콘텐츠를 저장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기존의 검색포털 시장을 위협하는 것은 ChatGPT만이 아니다. 구글과 네이버의 지배권을 공고하게 했던 정보환경 그 자체가 요동치고 있다. 상상력이 결핍돼 있거나 지난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기업은 점진적 혁신만을 한없이 추구한다.

하지만 가장 크고 가장 강력한 파도가 몰려오면, 파괴적 혁신을 준비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기업만이 승자가 되는 것이다. 웹3 플랫폼에서 오늘날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기업이 자신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설정하지 못하면, 시장으로부터 언제든지 외면 받을 수 있다. <영남대 교수, nft-korea.eth>


박한우 영남대 교수는 대구에서 초중고를 보내고 한국외국어대(학사), 서울대(석사), 미국뉴욕주립대(SUNY-Buffalo)(박사)를 졸업했다. 네덜란드 왕립아카데미(NIWI-KNAW)와 옥스퍼드인터넷연구원(OII) 등 글로벌 연구기관에서 근무했다. 영남대 부임 이후에 WCU웹보메트릭스사업단, 세계트리플헬릭스미래전략학회, 사이버감성연구소 등을 주도했다.

물리적 경계 속에 한정되어 있던 인간관계와 시대이슈가 온라인을 통해서 그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기존 법칙에 도전하는 과정을 탐구하는 빅데이터 네트워크 방법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SCImago-EPI Award, ASIST Social Media Award 등 국제 저명 학술상을 수상했다. 과학정보 노벨상 '데릭 솔라 프라이스상'에 후보로 여러 번 올랐다. 퍼블론스(Publons) 최우수심사자(세계 1%) 명단에도 포함되었다. 국제저널인 Quality & Quantity, Journal of Contemporary Eastern Asia 편집위원장(EIC)을 현재 맡고 있다.

리서치닷컴(Research.com)에서 2022년에 발표한 사회과학 및 인문학 최고 과학자(Top Social Sciences and Humanities Scientists) 순위에서 국내 1위에 올랐다. 연구자의 연구 생산성과 영향력을 알아보기 위한 지표인 h 지수(h-index)가 48, 논문 피인용 6천322회, 논문발표 168편으로, 세계순위는 1천418위였다.

글로벌 연구성과에 못지않게, 이미 오래 전부터 수도권과 지방간 격차가 심해지면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는 등 국내외 이슈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창의적 지식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 활용에 관한 중앙정부 및 지자체 자문위원으로서 이 분야에서 소외계층의 삶의 개선과 지역발전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로 보는 우리 지역 세상을 탐구하자는 방향에서 '빅로컬 빅펄스(Big Local Big Pulse)' 랩을 운영하면서, 데이터 기반한 이슈탐지와 융합학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