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재연 배제할 수 없어"

추경호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기재부 제공.

추경호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미국 중소형 은행 위기와 같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높은 경계심을 갖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국은행은 24시간 관계기관 합동 점검 체계를 통해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우리 금융 시스템 및 금융회사 전반의 건전성을 상시 점검할 계획이다.

추 부총리는 "필요한 경우 이미 마련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시장 안정 조치를 신속히 시행하도록 하겠다"며 "한계기업, 취약 부동산 사업장, 다중채무자 등 금융 취약 부문의 잠재 리스크가 시장 불안과 맞물려 현실화하지 않도록 관계기관이 함께 철저히 관리해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금융권 스스로도 불확실성에 대비해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함께 충분한 충당금 적립 및 자본 확충 등 손실 흡수 능력을 제고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22일(현지시간)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애초 '빅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전망이 많았으나 실리콘밸리은행(SVB) 등의 파산 사태로 금융 불안이 계속되자 시장에서 예상한 대로 '베이비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상)을 밟은 것이다.

추 부총리는 "금일 새벽 국제금융시장에서 국채금리는 하락했으나, 연준의 정책기조 변경에 대한 기대가 약화되면서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며 "한편, 미국 SVB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불안은 미국 정책당국의 예금자 보호 및 유동성 지원 조치, UBS 은행의 크레딧스위스 은행 인수 등 각국의 신속한 대응으로 다소 진정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금융시장도 전반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추 부총리는 "주식시장은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금번 사태 이전인 2천400 초반대 수준을 회복했다"며 "외환시장도 변동성이 완화되면서 환율이 1천300원 수준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으며, 회사채 및 단기금융시장도 큰 변동 없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