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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일 대구 수성구 DGB대구은행 본점에서 열린 상생금융 확대 간담회에서 햇살론뱅크 프로그램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발언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
"금융시장 불안의 근본요인이 제거되지 않는 상황에선 공매도 전면 재개는 검토라는 말조차 꺼내기가 어렵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3일 DGB대구은행에서 진행한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연내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한다는 발언을 정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먼저 빌려 매도한 뒤 매수 청산해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주가가 내려가면 공매도 물량을 되사들여 갚는 방식이다. 하락장에서 대량의 매도 물량을 쏟아내 하락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았다. 공매도는 주로 외국인과 기관에서 이용하고 담보비율이 개인과 다른 탓에 개인 투자자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 원장은 이날 공매도 재개 가능성 시사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쏟아진 것을 의식한 듯 다소 조심스러워했다. 올 4분기 기준금리 완화에 따른 금융시장 전망이 좋아진다는 전망에 따라 공매도 전면 재개를 한다고 해석해도 되냐는 질문에 이 원장은 "설사 금융시장의 안정되는 여건을 갖추더라도 차입 조건과 관련된 점과 시장 접근성 문제 등에서 최소 수개월 이상의 시범적 제도 실행과 시장 참여자(투자자)의 의견을 구해야 한다는 게 개인적 의견"이라면서 "현실적으로 연내 시험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언론에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공매도 전면 재개에 대한 여지는 남겨뒀다. 이 원장은 "공매도 시장의 운영 현황이 어떤 지 수십 명의 인원을 투입해 수 개월째 들여다보고 있다. 사실 이런 이슈들은 국정운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서 시장 효과 등에 대한 적절한 변(辯)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앞서 블룸버그통신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조치들을 분명히 취할 것"이라며 "금융시장 불안이 몇 달내 해소된다면 되도록 연내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후 금융업계 안팎에선 공매도 전면 재개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특히 온라인 종목토론방에서는 "누구 좋으라고 전면 재개를 한다는 거냐" "경기도 안 좋고, 증시도 안 좋은데 공매도를 왜 풀겠다는건지 모르겠다" "누구를 위해서 일하고 있는건가" 등의 글이 넘쳐났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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