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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하루 앞둔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미군 의장대가 성조기와 태극기를 들고 도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의 24~30일 미국 국빈방문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군사협력과 경제까지 양국의 관계를 한층 더 강화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 국빈 자격, 안보·외교 성과 기대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가 정상의 외국 방문은 가장 예우가 단계가 낮은 '사적방문'부터 '실무방문', '공식실무방문', '공식방문', '국빈방문'까지 총 5단계로 분류되는 데, 국빈방문은 가장 높은 단계로 정상회담의 규모와 격에서 특별한 외교적 위상과 의미를 가진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백악관으로부터 공식 환영식, 예포 발사, 고위급의 공항 환영·환송식을 받게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 부부가 사용하게 될 숙소 역시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로 미국 측이 모든 부분에서 최고의 예우를 표하는 셈이다.
외교계에선 일반적으로 임기 중 단 한번만 이뤄지는 '국빈 방문'이 성사되는 것 자체로도 외교 성과라는 분석도 있다. 우리 대통령의 국빈 방미는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며, 조 바이든 행정부에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난 1월 UAE(아랍에미리트)를 첫 국빈 방문한 바 있다.
특히 이번 국빈 방문은 날이갈수록 악화되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는 '확장억제' 등 군사안보에 대한 성과가 얼마만큼 성과로 드러날 지가 관전 포인트다. 실제로 외신에선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핵에 대응하기 위한 '확장억제 강화'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미 대통령실 관계자도 최근 브리핑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처럼 한국 땅에 핵무기를 가져다 놓지는 않겠지만 협의의 깊이와 협력의 폭은 훨씬 깊고 강력해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공급망 강화를 비롯한 경제협력을 강화방안도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즉 양국 정상의 기자회견에선 한·미 간 북핵 확장억제력의 실효성을 높이고 경제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합의안이 도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최근 윤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로부터 촉발된 외교 문제 해법도 관심사다. 윤 대통령은 최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민간인 대량학살 등을 전제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 가능성을 시사했고, 중국에 대해서는 대만과 양안관계에 언급한 바 있다. 이후 러시아와 중국에서 이를 문제삼아 외교문제로 비화된 만큼,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매듭지을 것인지 주목되는 것이다. 외신에선 미국이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약속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한·미 정상이 북한 인권에 대해 논의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경제 일정서 성과낼까…대구경북 기업도 사절단 동행
다양한 경제 일정도 관심을 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미 기간 중 워싱턴과 보스턴에서 약 7개 경제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워싱턴의 경우 △투자신고식 및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한미 첨단산업포럼 △NASA 고다드 우주센터 방문 △글로벌 영상콘텐츠 리더십 포럼이, 보스턴에선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테이블 등이 예정되어 있다. 윤 대통령은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선 양국 주요 CEO 등 30여명을 만나고 미국 상공회의소와 한국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하는 '한미 첨단산업 포럼'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나사(NASA) 고다드 우주센터를 방문해 한인 과학자들과 간담회도 연다. 글로벌 우주 개발을 선도하는 나사와 향후 설립할 우주항공청 간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사에 근무하는 한인 과학자와 한미 우주 협력 방향을 논의하고 한국 우주 정책과 우주항공청의 운영 방향 등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윤 대통령은 우리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영화협회 회장단과 6개 글로벌 영상 콘텐츠 기업이 참여하는 '글로벌 영상 콘텐츠 리더십 포럼'에 참석한다.양국 간 문화적 연대와 협력 비전을 제시될 예정이다. 한국 측에서는 CJ·SLL·왓챠 등이, 미국 측에선 파라마운트·소니픽처스·월트디즈니 등 글로벌 영상 콘텐츠 기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같이 다양한 양국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경제 행사에서 양국 기업이나 기관 간 수십여 건의 MOU 체결이 추진된다는 것이 대통령실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국빈 방문엔 국내 5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경제단체장, 중견기업 대표 등 민간 주도로 구성된 122명의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이는 윤 정부 출범 후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경제사절단 참가기업 명단에 따르면 대구경북에서는 삼보모터스 이유경 사장 , 대성하이텍 최우각 회장 , 대영채비 정민교 대표, 아세아텍 김신길 회장, 대달산업 권현달 대표 , 삼일방 노현호 대표 등 중견·중소기업 대표들과 한국수력원자력<주> 황주호 사장 등이 동행한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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