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우의 웹3.0과 밈코인] <11> AI폰이 열어갈 세상은 메타버스와 NFT로 가득 찬 웹3의 시대

  • 박한우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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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27 09:56  |  수정 2023-08-28 15:48  |  발행일 2023-05-19 제21면
NFT, 레거시와 결혼하면서 새로운 소비 계층 만나
'WIT(World IT Show) 2023' 서 대구 소재 '시그마체인' 트리플 플랫폼 '피키(PiKi)' 선보여
싸이월드 개발진이 주도적 개발
"AI폰 세상, 메타버스와 NFT로 가득 찬 웹3.0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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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에 발생한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의 파산은 2011년의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가 현실화된 사건이다. 사람들은 10년 전에 은행이 독점한 금융 산업의 불평등함에 맞서기 위해서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이번 실리콘밸리 은행은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금융자본에 맞설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 주었다.

이제는 그것이 제도적 기구이건 기술적 장치이건 레거시(legacy)에 무작정 집착하면 도태한다. 범용기술로 이미 정착한 인터넷 밑단의 네트워크 구조와 형태가 바뀌는 블록체인 혁명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판을 짤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개인, 기관, 국가만이 살아남는다. 우리 모두는 웹3로 대표되는 탈중앙화 된 제품과 서비스를 '왜'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대체불가토큰(NFT)과 밈 코인 시대에 유연하게 적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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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산업을 지배했던 NFT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호황기에 비교하면 약 90% 이상 쪼그라들었다. NFT 판매 가격도 최고점인 ATH(All Time High)의 약 1/10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시장의 위축은 오히려 새로운 판의 지각 변동을 일으키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대중의 관심이 최고조에 올랐을 때 보지 못하거나 실행하지 못했던 틈새 및 융합 시장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소위 기본이 견고한 회사만이 생존하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NFT는 레거시와 결혼하면서 새로운 소비 계층을 만날 수 있다. 우리는 첨단 디지털 콘텐츠로 자리 잡는 NFT를 1030세대를 전유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2023년 2월에 발행한 'SNS 이용 시간이 삶의 만족도와 자아존중감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는 흥미로운 통계가 나온다. SNS를 많이 쓰는 1030 세대 집단은 자존감 저하를 경험한 반면에, 장년층의 SNS 헤비유저(heavy user)는 라이트유저(light user)에 비해 삶의 만족도와 자아존중감이 상승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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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장년층이 NFT를 실제 구매하거나 활용한 경험이 부재하지만, SNS를 통해서 체험하게 되면 NFT의 인기가 1030세대가 아닌 장년층에서 오히려 더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물론 해외의 NFT 마켓플레이스인 오픈씨(https://opensea.io)나 아펜프트(https://apenft.io)에 가면,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AYC, Bored Ape Yacht Club)과 비슷한 초현실적인 동물 아바타가 그려진 이미지 컬렉션이 여전히 많다. 하지만 최근에 식료품, 음료, 의류 등의 레거시 브랜드들이 NFT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 이것이 경제력이 높은 장년층을 NFT의 새로운 이용자로 끌어들이는 효과로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장년층이 NFT를 받아들이면, 청소년과 청년의 구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모 세대는 가정의 통합을 만드는 하나의 매개체로 가족사진을 활용하였다. 하지만 이제 가족사진 촬영은 TV 드라마에 나오는 추억의 단편일 뿐이다. 그렇지만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와 결합한 NFT 콘텐츠가 되면 상황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 부동의 자세로 부자연스러운 미소로 가족사진을 촬영할 필요가 없다. 가상현실 스튜디오에서 가족 모두가 대화를 같이 나누고 함께 웃는 행복한 가정을 그대로 연출할 수 있다.

상상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모든 종류의 가족 이미지를 NFT로 창조할 수 있다. 오픈씨와 아펜프트 등에서 가족을 뜻하는 영어 'family'로 검색하면, 오늘날 변화 중인 트렌드를 실감할 수 있다. 가족을 매개로 이렇게 표현하고 싶은 욕구는 NPC(non-player character) 캐릭터 이미지, 아바타용 의류, NFT 액세서리 등의 구매로 연결될 수 있다. 그리고 디지털 가상자산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토큰 등은 이러한 생태계를 지탱하는 수단으로서 기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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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 분야의 국내 최대 전시회로 알려진 WIT(World IT Show) 2023년 행사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웹3기반 혁신 서비스들이 선보였다. 그 가운데 대구에 소재한 '시그마체인'은 위치기반서비스(LBS)와 NFT를 결합하여 SNS, 메타버스, 마켓플레이스로 모두 기능할 수 있는 트리플 플랫폼 '피키(PiKi)'를 소개하였다. 1999년에 등장해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싸이월드(Cyworld) 개발진이 주도했다고 한다. 싸이월드와 유사한 인터페이스로 과거가 그리운 장년층과 레트로 감성에 빠진 청년층의 마음에 다가서는 웹3 콘텐츠다.

지금은 기술적 환경이 아직 메타버스 기반 NFT의 생산, 유통, 판매가 어려움 없이 가능한 시기는 분명 아니다. 하지만 2025년을 전후로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AI폰이 된다면, 이러한 서비스가 탑재되어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스마트폰이 세상에 나온 지가 15여년이 되었다 이제는 AI폰이 등장할 시기이다. AI폰이 열어갈 세상은 메타버스와 NFT로 가득 찬 웹3의 시대이다.

내일 눈을 뜨면 오늘은 이미 과거일 뿐이다. 오늘의 시각으로 주변 환경과 사건을 바라보면, 모든 것을 뒤처지게 이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 앞을 보고 살아야 한다. 미래는 내일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진보와 혁신을 믿는 사람들의 것이다. 행복과 성공을 원하면 과거가 될 오늘에 살지 말고, 현재가 될 미래를 온전히 사는 데 집중해야 하는 시기이다. <영남대 교수, nft-korea.eth>

박한우 교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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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우 교수


박한우 영남대 교수는 대구에서 초중고를 보내고 한국외국어대(학사), 서울대(석사), 미국뉴욕주립대(SUNY-Buffalo)(박사)를 졸업했다. 네덜란드 왕립아카데미(NIWI-KNAW)와 옥스퍼드인터넷연구원(OII) 등 글로벌 연구기관에서 근무했다. 영남대 부임 이후에 WCU웹보메트릭스사업단, 세계트리플헬릭스미래전략학회, 사이버감성연구소 등을 주도했다.

물리적 경계 속에 한정되어 있던 인간관계와 시대이슈가 온라인을 통해서 그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기존 법칙에 도전하는 과정을 탐구하는 빅데이터 네트워크 방법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SCImago-EPI Award, ASIST Social Media Award 등 국제 저명 학술상을 수상했다. 과학정보 노벨상 '데릭 솔라 프라이스상'에 후보로 여러 번 올랐다. 퍼블론스(Publons) 최우수심사자(세계 1%) 명단에도 포함되었다. 국제저널인 Quality & Quantity, Journal of Contemporary Eastern Asia 편집위원장(EIC)을 현재 맡고 있다.

리서치닷컴(Research.com)에서 2022년에 발표한 사회과학 및 인문학 최고 과학자(Top Social Sciences and Humanities Scientists) 순위에서 국내 1위에 올랐다. 연구자의 연구 생산성과 영향력을 알아보기 위한 지표인 h 지수(h-index)가 48, 논문 피인용 6천322회, 논문발표 168편으로, 세계순위는 1천418위였다.

글로벌 연구성과에 못지않게, 이미 오래 전부터 수도권과 지방간 격차가 심해지면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는 등 국내외 이슈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창의적 지식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 활용에 관한 중앙정부 및 지자체 자문위원으로서 이 분야에서 소외계층의 삶의 개선과 지역발전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로 보는 우리 지역 세상을 탐구하자는 방향에서 '빅로컬 빅펄스(Big Local Big Pulse)' 랩을 운영하면서, 데이터 기반한 이슈탐지와 융합학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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