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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열린 한일정상회담 '셔틀외교'가 유통업계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노 재팬'의 영향을 크게 받은 일본 맥주, 의류 등 기업의 매출 상승도 기대하는 모양새다. <게티이미지뱅크> |
과거사 문제로 한동한 급격하게 경색됐던 한일 양국사이가 최근 화해무드로 조금씩 접어들면서 국내에서의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대표적인 '노 재팬(No Japan)' 제품으로 꼽히는 일본산 맥주, 의류 등 매출이 급증추세이고, 일본 여행객도 과거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8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본 맥주 수입액은 662만 6천 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4% 나 늘었다. 일본이 한국에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 전인 2019년 2분기(1천901만 달러) 이후 최대다. 월 기준으로는 60% 수준까지 회복했다.
앞서 2019년 7월,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반발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등 한국 수출 규제에 나섰다. 국내 소비자들은 이에 반발해 노 재팬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대구에선 동성로 유니클로 매장이 문을 닫기도 했다.
하지만 근래들어 일본산 불매운동은 누그러지는 모양새다. 지난 3월 한일정상회담 후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가 일본 생맥주와 한국 소주를 섞어 마시는 등 양국 간 긍정적 기류가 흐르게 된 것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냐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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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출시되는 일본 아사히 수퍼트라이 생맥주가 벌써부터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롯데아사히주류 제공 |
그런데 최근 롯데아사히주류가 내놓는 맥주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연일 화제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오는 7월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 캔(나마조키캔)'을 선보인다. 벌써부터 반응은 뜨겁다. 정식 출시를 앞두고 이달 한정 수량을 선출시하자 수요가 몰리면서 품귀 현상을 빚었다. 편의점 업계에선 이 상품이 수입 맥주 분야 매출 1위를 기록중이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도 불매운동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다. 작년 매출액은 8천36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국내 제조 유통 일괄(SPA) 브랜드 1위 자리도 차지했다.
국내 업체도 조심스레 일본 진출을 시작했다. 무신사는 지난달 도쿄 하라주쿠에 첫 번째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애경산업·아모레퍼시픽·이니스프리 등은 지난해부터 일본 오프라인 매장 수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행 관광객들도 늘고 있다. 티웨이항공에 확인결과, 올해 1분기(1~3월) 대구와 일본 도쿄·오사카·후쿠오카를 오간 여객수는 총 9만4천533명이다. 2019년 1분기 11만6천394명 대비 81% 수준까지 회복했다. 현재 대구-일본 노선을 운영하는 항공사는 티웨이가 유일하다. 업계에선 한일 관계에 온기가 돌고 엔화 환율도 아직 약세를 유지하고 있어 향후 일본행 방문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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