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착륙' 아시아나 항공, 비상구 좌석 판매 중단

  • 양승진
  • |
  • 입력 2023-05-29  |  수정 2023-05-29 07:14  |  발행일 2023-05-29 제5면
사고 난 에어버스 A321-200 기종 대상

승객 194명, 승무원 1차 의료비 지원

국토부, 비상문 열림 사고 현장 점검

공포의 착륙 아시아나 항공, 비상구 좌석 판매 중단

대구국제공항 상공에서 일어난 '공포의 착륙' 사고와 관련, 국토교통부가 항공안전감독관을 현장에 급파해 항공기 정비 이상 유무, 대체기 운항 등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호흡곤란 등 불편을 호소했던 승객 등에 대해서도 지원책을 마련한다. 

  

어명소 국토부 2차관은 지난 26일 대구공항에 계류 중인 아시아나 항공 OZ8124편 여객기의 비행 중 비상문 열림 사고 현장을 직접 점검했다. 어 차관은 항공사, 부산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 등이 참여하는 안전회의를 열고 철저한 원인 조사와 비상문에 대한 관리 강화 등 항공 안전사고 재발 방지를 지시했다.
 

이와 함께 이번 사고 항공기에 탑승해 호흡 곤란 등의 증세를 보여 병원 치료를 받은 승객 9명을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강구하기로 했다.
 

아시아나 항공도 사고 항공기 승객 194명 전원과 승무원에게 이번 사고와 관련한 1차 의료비를 지원하고, 추가로 필요한 조치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아시아나 항공은 28일 대구국제공항 1층 카운터에 창구를 마련하고 이번 사고 피해 구제 접수에 나섰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2명이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당장 재발 방지책의 일환으로 28일부터 비상구 앞자리 좌석 판매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아시아나 항공은 이날 오전 0시부터 사건이 발생한 항공기의 비상구 앞자리 판매를 중단한다. 이는 승객 안전을 위한 조치로, 항공편이 만석일 때도 적용한다. 다만, 아시아나 항공이 운용하는 다른 항공기 기종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아시아나 항공에 따르면, 이번 사건이 발생한 여객기는 에어버스 기종인 A321-200기로 문제 자리는 '31A' 좌석이다. 승객이 탑승한 상태에서 비상구 레버(문 손잡이)와 손이 닿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도 비상구 문을 여는 것이 가능하다.
 

또 다른 기종의 비상구 좌석은 2개 좌석이 배치돼 비상구와 일정 정도 거리를 두고 있다. 반면, A321-200 기종은 나란히 3개 좌석이 배치돼 비상구에 더 밀착돼 있다.
 

아시아나 항공이 운영하는 여객기 중 가장 규모가 작은 A321-200은 주로 국내 및 해외 단거리 노선에 투입된다. 아시아나 항공은 이 기종을 14대 운영 중이다. 앞으로 174석으로 운영 중인 A321-200(11대)의 26A 좌석, 195석으로 운용되는 A321-200(3대) 21A 좌석은 판매가 중단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 같은 조치가 타 항공사들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비상구 좌석의 경우엔, 앞 좌석이 없어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이 확보돼 '레그룸(LEG-ROOM)'이라고 불린다. 일부 항공사는 이 좌석을 일반 이코노미석보다 비싼 값에 판매하기도 한다. 해당 좌석 승객은 비상 상황 시, 승무원과 함께 다른 승객의 탈출을 돕기 위해 이륙 전 행동 요령도 안내받는다. 이 때문에 15세 미만·노약자 등은 앉을 수 없으며, 좌석 이용이 어렵다 판단되면 배정을 취소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상구 앞자리 승객은 긴급탈출 상황에 승무원과 함께 승객 탈출을 도울 의무가 있다. 이 자리를 아예 비워두는 것은 과도한 대응으로 보인다"면서도 "앞으로 비상구 앞자리 좌석 승객에 대한 검증이나 교육 보완 등 항공 관련 당국 전반의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양승진

먼저 가본 저세상 어떤가요 테스형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