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구 뮤지컬 도시 위상 흔들린다

  • 최미애
  • |
  • 입력 2023-05-29 18:30  |  수정 2023-05-30 14:04  |  발행일 2023-05-30
관객수. 티켓판매수 부산에 역전
부산, 전용극장 운영 이후 대구 앞서
국립뮤지컬콤플렉스 조기 설립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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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대형 뮤지컬 전용극장인 드림씨어터에서 6월18일까지 공연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 '유령'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조승우가 지난 13일 공연을 마치고 무대 위에서 관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년을 기점으로 대구의 뮤지컬 관객 수는 부산에 역전당해 비수도권 뮤지컬 도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대구의 뮤지컬 관객수가 부산에 역전 당하면서 '뮤지컬 도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대구에 국립뮤지컬콤플렉스 조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통령 공약 조기 이행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6일 대구창조경제센터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대구 내 뮤지컬 전용극장, 그 필요성과 방향성'을 주제로 발표한 홍정민 동국대 교수는 "2019년 부산에 대형 뮤지컬 전용 극장 드림씨어터(1천727석)가 문을 열면서 대구의 뮤지컬 관객수 및 티켓판매 금액이 부산에 밀려 비수도권 2위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홍 교수가 분석한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뮤지컬 관객수는 지난 2020년을 기점으로 부산에 역전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까지는 대구 관객수(27만5천명)가 부산(13만8천명)보다 두배 이상 많았다. 하지만 부산에 드림씨어터가 들어서면서 급변했다. 드림씨어터 개관 이듬해인 2020년부터 부산 뮤지컬 관객수(4만1천명)는 대구(2만6천명)를 넘어섰다. 이때는 코로나 유행 시기인 탓에 두 도시 모두 관객수가 줄었지만, 부산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2021년엔 부산 관객 수(16만7천명)가 대구(8만8천명)보다 두배 많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가장 최근 통계에서도 대구가 부산에 밀려난 사실이 확인된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2년 공연시장 동향 결산'에 따르면, 대구의 뮤지컬 티켓 판매수는 26만3천 매로, 서울(501만3천 매), 부산(29만2천 매)에 이어 세 번째에 그쳤다. 또 대구의 올 1분기 뮤지컬 티켓판매 금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 감소한 18억1천558만원이었으나, 부산은 전년 대비 75% 증가한 61억6천197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판매 가능한 티켓 수량이 많은 대극장인 드림씨어터를 중심으로 뮤지컬 공연이 꾸준히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산 드림씨어터는 개관 이후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 '위키드' 등 장기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부산역에서 대중교통으로 30분 거리에 있고, 부산 지하철 2호선 국제금융센터·부산은행역과도 인접해 타 지역 관객 유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 3월30일 시작해 6월18일 막을 내리는 '오페라의 유령'은 타 지역 관객이 4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교수는 "대구에 몰렸던 부산·경남 관객이 부산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이런 현상은 일시적이고 대구가 구축해온 브랜드 가치나 인프라를 고려하면 기우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대구도 뮤지컬 도시의 명성에 걸맞는 전용 극장을 조성해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시는 지난 4월 대통령 지역 공약인 뮤지컬콤플렉스 부지를 당초 옛 경북도청 후적지에서 대구교도소 후적지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해줄 것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요청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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