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시민기자 세상보기] 고속버스 운전기사의 휴식은 생명

  • 한영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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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06 11:45  |  수정 2023-06-07 09:05  |  발행일 2023-06-07 제21면
한영화
한영화 영남일보 시민기자.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졸다가 추돌하면 80% 사망' '졸음운전! 종착지는 이 세상이 아닙니다'와 같은 졸음운전 경고 문구를 자주 만난다. 졸음운전을 막기 위해 졸음 쉼터, 졸음운전 경고 장치, 바닥 요철 등도 마련돼 있다. 모두 졸음운전의 사고 위험성 때문이다.


지난 5월 다수의 중학생을 태운 고속버스가 뒤따라오던 고속버스와 추돌하는 아찔한 사고가 있었다. 특히 연휴 기간 교통사고가 끊이질 않는데 고속버스 사고는 다수의 승객이 타고 있어 대형사고로 이어지기가 일쑤다.


졸음운전 방지책이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지만, 문제는 고속버스 운전기사들이다. 고속버스 기사들은 편도에 3~4시간 이상 운행하는 데도 딱 한 번 휴게소에 들른다. 15분의 휴게 시간은 화장실을 다녀오고 간단한 식사를 하기에 역부족이다. 휴게소 시간 외 고속버스 기사들은 '천하장사도 들 수 없다'는 눈꺼풀을 견디며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 졸음을 쫓기 위해 음료를 마시거나 블루투스를 이용해 가족과 통화하는 경우에는 승객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 2시간 내외, 하루 6~7차례 운행에선 휴게소도 들르지 못한다.


편도 운행이 종료된 된 후에도 차량 정리, 주유 충전 등의 잡다한 일을 해야 하고 차가 막히는 경우에는 배차 간격이 줄어들어 휴식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임차의 경우 무리한 배차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한데, 이러한 시스템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행법상 운행 시간이 2시간 이상인 경우 15분 이상, 4시간 이상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휴게 시간을 가지게 돼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 수십 명을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운전 기사들에게 충분한 휴식 시간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지기 어렵다.


'졸리면 쉬어가세요'와 같은 문구가 운전 기사들에게 해당 사항이 없는 현실에서 고질병과 같은 고속버스 사고는 끊이질 않을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말고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영화 시민기자 ysbd418@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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